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판사가 언론과 인터뷰했다. 판결 직후 판사가 언론 인터뷰에 등장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 정형식 재판장은 조선일보 기자와 만나 ”법리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고 고민할 사안이 아니었다”며 ”가장 고민했던 것은 이 부회장의 석방 여부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 금액 36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그런데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점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결정은 실형을 유지하는 것이었지만, 고민 끝에 사건의 성격을 고려해 석방을 결정했다. 어느 기업인이 대통령 요구를 거절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요구형 뇌물’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석방 결정을 했다는 뜻이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판결 내리기 전부터 이런 일(신상털이)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판결이라는 게 형사든, 민사든 불만 있는 사람이 있다”며 ”친인척 관계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느냐. 이것까지 자세하게 거론하는 건 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의 동생으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는 이종사촌 사이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