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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 26일 23시 32분 KST | 업데이트됨 2022년 02월 26일 23시 35분 KST

“우리나라의 큰 스승”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고,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애도의 뜻을 전했다

장례는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엄수된다.

청와대 제공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

대한민국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암 투병 끝에 26일 별세했다. 이 같은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은 추모의 뜻을 전하며, 문화 발전의 업적을 기리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58분부터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았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며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셔서 안타깝다”고 유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조문한 것은 이번이 올해 들어 3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와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3명의 넋을 기리는 합동영결식에 참석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조문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애도한다”며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문화의 발굴자이고 전통을 현실과 접목하여 새롭게 피워낸 선구자였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 그것은 모양은 달라도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 제공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유족에 위로의 뜻을 전한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날 오후 7시쯤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후보는 유가족들에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었다”고 위로했고, 홍정민 선대위 대변인은 “이 전 장관이 종종 이 후보에게 조언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왔는데,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 후보가 매우 안타까워 했다”고 조문 배경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들은 각각 SNS를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윤 후보는 “고인이 기획한 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의 굴렁쇠 소년을 기억한다”며 “거대한 스타디움에 등장해 햇빛이 쏟아지는 초록색 잔디밭 위로 하얀 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8살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며 대각선으로 뛰어갔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이 전 장관에 대해 “한국 문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거인”이라며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국립국어연구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 등 고인이 남긴 커다란 업적은 거목으로서의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뜻을 잘 받들어 문화가 강한 나라, 문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고인께서는 ‘새하얀 눈길에 첫발 찍는 재미로 살았다’고 하셨을 정도로 늘 새로운 생각과 시대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통찰력을 통해 우리 국민들께 지혜를 나눠주셨다”며 “아름다운 인문주의자 이어령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산업화 시대에 밀려나 있던 복지와 생명의 가치를 되살리고, 모든 생명이 동등한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역시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한 한국인’이라는 명제는 선생님께서 한평생 이룩하신 연구 성과의 결정체이자,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며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청년세대와 어르신들이 함께 잘 살고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뜻을 내비쳤다.

국회사진취재단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앞서 1934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한 고(故) 이어령 전 장관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을 지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문학평론)으로 활동했다.

이밖에도 이 전 장관은 소설·시·에세이·평론 등 수백개 이상의 저작을 남겼으며, 지난 2019년에는 췌장암 투병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5일간 문화체육관광부장(葬)으로 엄수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인의 영결식이 오는 3월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거행된다고 밝혔으며, 장례위원장은 황희 문체부 장관이 맡는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