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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폭력은 자신을 향할 것이란 공포": 남들이 애써 만든 눈사람을 걷어차는 이들에게 이적이 날린 일침

한 편의 짧은 우화.

최근 내린 폭설에 영화 '겨울왕국' 엘사를 본따 만든 눈사람을 파괴하는 한 시민
최근 내린 폭설에 영화 '겨울왕국' 엘사를 본따 만든 눈사람을 파괴하는 한 시민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내린 폭설로 눈사람을 만드는 이들도 많았지만, 남들이 애써 만든 눈사람을 일부러 박살내는 ‘파괴자‘들도 목격됐다. 가수 이적은 이런 ‘눈사람 파괴자’들에게 한 편의 짧은 우화로 일침을 가했다.

이적은 10일 인스타그램에 ‘눈사람’이라는 글을 올렸다. 폭설이 내린 다음날 남자친구와 거리를 걷던 가상의 인물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길가에 놓인 아담한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남자친구를 보고 결별을 결심했다고 이적은 썼다. 귀여운 눈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파괴할 수 있는 게 놀라웠고,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 소름끼쳤으며, 뭐 이런 장난 가지고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느냐는 듯 이죽거리는 표정이 역겨웠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 눈사람을 파괴할 정도면 약한 동물을 학대할 수도 있고, 마침내는 여자친구인 자신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 A씨가 남자친구와의 결별을 결심한 이유다.

이 하이퍼리얼리즘적인 우화는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예쁜 눈사람들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눈사람 파괴자’들의 사연이 더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품 수준으로 만든 ‘겨울왕국’ 엘사 눈사람에게 몰래 다가가 머리를 가격해 부숴버린 한 시민에 길을 가다가 아무 이유 없이 목도리까지 둘러 놓은 눈사람을 강타한 행인은 보는 이들의 비난을 샀다.

또 다른 사람들의 출근길 기분 전환을 위해 버스 정류장에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잠깐 사이에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사진 역시 폭설과 함께 찾아온 동심을 사라지게 하는 사연이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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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