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당대 최고의 개그맨이었던 이현주는 어느 날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인생이라는 게 늘 그렇듯, 예상치 못한 사고가. 그것도 좋지 않은 사고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현주가 개그계에 데뷔한 건 1987년 MBC ‘개그콘서트‘에서 대상을 타면서다. 그해 ‘청춘만만세’로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듬해에는 우수상을 받았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잘나가는 개그맨‘이었고, CF만 20편 정도를 찍었다. 당시 이현주의 집에 ‘돈 세는 기계‘가 있었을 정도다. 이현주는 지난해 5월 MBN ‘특종세상’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행사 한번 하면 몇 천만원을 벌었다. 한 30년 전에도 몇십억원 정도면 많이 버는 것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화려한 생활이었으나, 어린 나이였던 이현주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한다. 인간관계의 갈등, 경쟁, 시청률 부담 등등으로 너무나 힘들었던 순간에 불의의 사고가 터졌다. 1993년 대전에서 열린 친구의 결혼식을 다녀오다가 사고를 당해 목의 인대가 늘어나고 뇌압이 높아져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것. 사고 후 정신적으로 쇠약해진 이현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음식을 먹다가 혀를 깨물어 혀가 절단되는 바람에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연달아 벌어진 불행한 일은 이현주를 정신적으로 무너뜨렸다. 환청, 환각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방송 활동을 더는 할 수 없었다. 한때는 세상을 떠나는 걸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후 종교를 찾고, 50세에 7살 연하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 이현주. 기나긴 어둠 끝에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 이현주는 현재 비록 경제적 사정은 어려워도 얼굴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이현주는 방송 복귀를 시도하고 있고, 22일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곽상아: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