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3월 31일 17시 02분 KST

라스베이거스가 '코로나 비상사태'에 새로 마련한 노숙인쉼터 : 야외 주차장

코로나19로 갈 곳이 없어진 노숙인들을 위해 지방 정부가 급하게 대안을 마련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Ethan Miller via Getty Images
미국 라스베이거스 캐시맨센터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노숙인쉼터. 시내 쉼터 한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시설이 폐쇄되자 지방 정부는 급하게 대체 시설을 마련했다. 2020년 3월28일.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지방정부는 다급한 고민에 빠졌다.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숙인쉼터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확진자가 나오면서 쉼터를 폐쇄해야 했기 때문. 인근의 다른 쉼터는 이미 포화 상태였다.

시정부와 카운티의 당국자들은 논의 끝에 대안을 떠올렸다. 야구 경기장 앞 야외 주차장을 임시 쉼터로 쓰기로 한 것이다. 

아스팔트 바닥에는 푸른색 카페트가 깔렸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서로 6피트(약 1.8미터)의 간격을 유지하도록 했다. 운영 시간은 저녁 6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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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쉼터가 문을 연 첫 날, 66명이 이곳에서 밤을 보냈다.
Damairs Carter/MediaPunch/IPx
네바다 지역 대학교의 의대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문진과 발열체크를 담당한다. 2020년 3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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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째날에는 첫 날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임시 쉼터로 몰렸다.

 

″(노숙인쉼터) 가톨릭채리티즈 폐쇄에 따라 우리는 라스베이거스시 및 지역 노숙인 지원단체들과 함께 캐시맨센터에 임시 쉼터를 마련했다.” 클락카운티 정부가 28일 트위터에 적었다.

이 임시 시설은 쉼터 운영이 재개되는 4월3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라고, 카운티 정부는 덧붙였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토로대학 의과대 학생들과 보조의사 자격을 가진 학생들이 캐시맨센터의 임시 노숙인쉼터 운영을 돕기 위해 도착했다”고 적었다.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다!”

자원봉사에 나선 50여명의 학생들은 쉼터 입구에서 문진과 발열체크 등을 담당한다. 토로대학 의과대 학장 울프강 길리아 박사는 지역 언론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에 ”우리는 의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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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임시 쉼터는 기존 쉼터 운영이 재개되는 4월3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 노숙인은 지역언론 KLAS 인터뷰에서 ”눈물이 날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던 쉼터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안전함을 느낀다”면서다.

CNN에 따르면, 첫 날 밤에는 66명이 이곳을 찾았다. 다음날에는 그 수가 117명으로 늘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매일 카페트를 청소하고 소독하는 게 매우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당국자들은 카페트를 치우기로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그 대신 바닥에는 하얀색 페인트로 네모상자를 그려넣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기 위해서다.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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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부 당국자들은 취침 장소를 구분하기 위해 바닥에 하얀색 페인트로 네모상자를 그려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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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30일 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주 중 하나인 네바다는 콘크리트 주차장에 하얀색 박스를 그려넣고는 거기에 노숙인들을 재웠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적었다.

오바마 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낸 훌리안 카스트로도 거들었다.

″라스베이거스에 비어있는 호텔 객실이 지금 15만개다. 그들을 잠시 거기에 머물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해보는 건 어떤가?”

 

이게 미국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게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모든 호텔들이 비어있는 상황에서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했다.

라스베이거스시 공보국장 데이비드 리글맨은 구세군이 운영하는 쉼터와 시정부가 운영하는 쉼터에 이들을 수용하려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렵겠다고 판단해 임시 시설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움을 주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서줬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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