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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경제활동 재개하자'는 트럼프에게 : '코로나19 검사 확대 전까지는 어림 없다'

미국은 여전히 필요한 만큼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허완
  • 입력 2020.04.16 18:05
  • 수정 2020.04.16 18: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4월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4월15일. ⓒAlex Wong via Getty Images

미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가 26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3만명에 이르는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 활동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출근을 하고, 쇼핑을 하고, 활동을 하도록 해야한다고, 그는 거듭 말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활동 재개를 결정할 ”전적인 권한”이 (주지사들이 아니라) 대통령인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과는 다른 주장을 했다가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로부터 ‘미국에 헌법은 있어도 왕은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5월1일을 경제 활동 재개 목표 시점으로 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권한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제 활동 재개 지침을 각 주 정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한 걸음 물러서면서도 자신이 각 주 정부의 계획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뉴스는 주지사들이 결정할 문제이지, 대통령이 이를 ‘승인’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경제 활동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경제 활동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대로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해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게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를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늘려야 한다는 것.

″더 커지기 전에 소규모 집단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확산을 차단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진단검사가 필수적이다.” 듀크대학교 보건정책센터 소장 마크 매클레란 박사가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훨씬 더 많은 규모의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능력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금융회사 임원들도 1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해서는 검사 역량 확대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유입 초기에 진단검사키트 대량 확보에 실패했다. 민간 업체들을 배제한 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단독으로 개발한 검사키트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보급이 크게 지연됐고, 뒤늦게 민간 업체가 검사키트 생산에 투입됐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했다. 검사키트 보급 실패는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미국 정부의 최대 실책 중 하나로 꼽힌다.

NYT는 검사키트 생산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검사 건수가 폭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5일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데보라 버크스 조정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0년 4월1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데보라 버크스 조정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0년 4월15일. ⓒASSOCIATED PRESS

 

미국에서 감염병 대응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15일 AP 인터뷰에서 미국의 진단검사 건수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그는 미국에서 속속 도입되고 있는 항체검사법의 정확도가 너무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대신 정확도가 높은 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법(RT-PCR)을 활용해왔다.

파우치 박사와 함께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전문가인 데보라 버크스 조정관은 1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이것을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건 전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다. 사회적 모임, 함께 모이는 행위는 (위험하다) -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20명이 모이는 저녁식사 자리는 아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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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도널드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