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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는 '스파이의 아내'로 제2차 세계대전서 생체실험 자행한 일본 731부대 이야기를 그렸다

731부대 생체실험 대상자들은 '마루타'라고 불렸다.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Eric Gaillard / Reuters

일본 저명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전쟁범죄 중 대표적인 731부대 생체실험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 제목은 ‘스파이의 아내’다.

이 영화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구로사와 감독은 26일 관련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오래 전부터 시대극을 해 보고 싶었는데 ‘스파이의 아내’가 처음으로 과거 시기를 다룬 영화가 됐다”라며 ”한국 관객들이 이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저로서도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태평양전쟁(제2차 세계대전의 일부) 직전인 1940년을 배경으로 하는 ‘스파이의 아내’는 아내 사토코(아오이 유우)와 행복하게 살던 고베 지역 무역상 유사쿠(타카하시 잇세이)가 사업 차 만주에 갔다가 그곳에서 엄청난 만행을 목격 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에도 유명한 배우 아오이 유우, 타카하시 잇세이, 히가시데 마사히로 등이 출연했다.

이미 이 영화로 제77회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탄 구로사와 감독은 ”과거 일본은 만주, 한국 등 여러 지역을 침략했다”며 “1940년 이전 일본은 전운이 짙지 않았고 평화로웠다. (‘스파이의 아내’는 그 이후) 전쟁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그 경계를 다루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감독으로서 일본의 전쟁 범죄를 다룬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으나, 구로사와 감독은 ”엄청난 각오나 용기가 필요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역사적 사실이 있다보니 그것에 반대되지 않도록 했다”고 했다.

현재 ‘스파이의 아내’는 일본에서 상영 중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일본에서 이 시대를 다룬 영화는 좀처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온다”면서도 ”전쟁 범죄를 다룬 소재가 일본에서 금기시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위해 영화를 만든 건 아니”라면서 ”한 시대를 마주하는 바탕 아래서 오락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도 했다.

 

한 중국 유학생이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 수도 하얼빈의 한 박물관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벌이고 있는 일본 군의관들을 묘사한 조형물을 보고 있다.
한 중국 유학생이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 수도 하얼빈의 한 박물관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벌이고 있는 일본 군의관들을 묘사한 조형물을 보고 있다. ⓒReuters Photographer / Reuters

일본군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주에서 한국 독립운동가와 중국 전쟁 포로 등을 대상으로 인간 생체실험을 벌였으며 민간인들에게 전염 세균 폭탄도 투하했다. 이들은 생체실험 대상자를 일본어로 ‘껍질 벗긴 통나무‘를 뜻하는 ‘마루타’라고 불렀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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