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불법·비리 의혹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만든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오픈 채팅방은 ‘친구’가 아닌 사람끼리도 서로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는 비밀 채팅방이다.
개설 사흘 만에 참가자 700명을 넘긴 이 방에는 대한항공 객실·운항·정비·일반·화물 등 각 직문 직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 직원은 “2014년 1월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공항(LAX)에서 온 KE214편 화물기를 통해 가구가 많이 들어왔었다”는 제보 글을 올렸다.
다른 직원은 ”상무는 그랜저나 K7, 전무는 제네시스인데, 조현민 전무는 상무 때부터 벤츠 AMG S 63, 마세라티 기블리를 타고 다녔고 최근에는 테슬라 모델S로 바꿨다”며 ”모두 한진렌터카에서 회사비용으로 빌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규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채팅방 관리자는 ”민감한 자료는 절대 단톡방에 올리면 안 된다. 텔레그램 1대 1 대화를 신청해 보내달라”고 거듭 공지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총수 일가의 고성 음성 파일, 밀수 의혹 관련 자료 등의 제공이 이곳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이 채팅방을 통해 제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팅방 관리자는 ”경찰이 ‘조현민 사건’ 수사를 위해 갑질이나 폭행, 폭언 등을 당했던 직원 제보를 바란다고 알려왔다”며 ”당사자는 텔레그램으로 알려달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