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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매달 월급만큼 번다? 주식시장 과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렇다

지금이라도 빨리 주식을 사는 게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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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Andrii Zorii via Getty Images

코스피가 7일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훌쩍 넘어 3030대(3031.68)로 올라 10주 연속 상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증시 폐장일인 12월30일 2873.47에 마감하며 9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현재 코스피 수준에 비춰 이번주 마감치(8일 종가)는 이보다 훨씬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10주 연속 상승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10년에 한번 있는 일 

대신증권 분석 자료를 보면, 1980년 이후 40년 동안 코스피가 10주 이상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경우는 지금까지 모두 5회뿐이었다. 10년에 한번꼴로 나타났던 셈이다. 9주 이상 연속 상승 기록도 이번 상승기를 포함해 10회일 정도로 흔치 않다. 국내외 경기에 대한 기대감,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 상승 흐름이란 경계심을 낳는 대목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11월 이후 연말까지 26.74%나 올랐다. 2020년 연간 상승률(30.75%)의 대부분이 두달에 몰려 있다. 이는 대세 상승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속 논란을 일으키는 지점이다. 올해 들어 4거래일 만에 이미 5.5%나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험칙상 9주 연속 상승만 하더라도 3~4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이라며 “단기 조정(하락) 가능성이 높고 쉬어갈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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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의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전통적인 잣대도 대체로 ‘코스피가 너무 빨리, 많이 올라 과한 수준이다’라는 쪽을 가리키고 있다.

증권가에서 흔히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은 2020년 말 14.41배(12개월 선행, 에프앤가이드 취합)에 이르렀다. 국내 증시의 장기 평균선인 10배 수준보다 훨씬 높아 거품 단계라는 분석이 나오는 한 실마리이다. 이 수치는 아이티(IT) 버블이 한창이었던 2000년 6월(20.10배)을 빼고는 지금보다 높았던 때가 없었다. 배수가 높았던 2007년 7월에도 12.95배를 기록한 정도였다. 지난해 8월 중순(13.15배), 12월 중순(13.02배) 이례적으로 13배 위로 올랐을 때 거품 논란이 인 바 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인 이른바 ‘버핏지수’로 판단할 때도 현재 주가는 너무 높다는 평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2020년의 한국 지디피는 1900조원이며, 작년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80조5천억원에 이르러 버핏지수는 104.2%로 나타난다. 이전에는 늘 100% 아래였다. 대개 이 지수가 70~80% 수준이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100%를 넘어서면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 새해 들어서도 주가 급등세가 이어져 7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2086조6천억원으로 불었다. 새해 들어 7일까지 4거래일 동안 1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들 두 잣대가 자주 쓰이고 전반적인 추세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줘 일정한 유용성을 띠긴 하나, 한계와 약점이 있다. 주가수익비율의 경우 12개월 뒤 기업 실적 추정치를 활용하기 때문에 정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버핏지수 또한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경제 환경과 구조가 바뀐 것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팀장은 “미국의 버핏지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를 넘었고 이는 무형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시장 구조의 변화 시기와 겹쳐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반도체와 수출에만 집중적으로 의존하던 산업구조가 2차전지, 제약, 인터넷으로 다변화하면서 저평가 받았던 부분이 재평가 내지 정상 평가를 받는 측면이 있다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kaesan via Getty Images

″현재 주가 30~40% 고평가” 

애널리스트 출신의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한국에선 ‘일평균 수출’을 주가 적정성 판단의 잣대로 삼는 게 유효하다고 본다. 분석 결과 거시경제 변수 가운데 일평균 수출 실적이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코스피는 이미 27% 정도 과대평가돼 2007년 7월(31% 고평가) 이후 가장 심한 고평가 상태다. 이 수치가 작년 말에는 32%로 높아져 역대 최고였다. 현재 주가가 30~40%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경고음이 무색하게 코스피는 7일 3000대에 안착했을 뿐 아니라 새해 들어 줄기차게 순매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은 순매수로 돌아서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식시장에선 실적에 기반을 둔 현재 가치보다 기대감을 반영한 미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며 “주가 상승의 근본 요인인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비춰 기업가치에 대한 고평가 현상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석원 에스케이(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꺾이지 않는 한 화학, 비철금속, 전기·전자 등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아울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다는 것도 상승 흐름을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5~6월에 하락?

증시 흐름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에도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감은 작지 않다. 최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조정을 받고 5~6월쯤 조정 폭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가 너무 빨리 많이 오른데다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급등세를 탄 전월세 가격이 생활 물가에 반영되는 시점에 이르면 지금 같은 통화·재정 정책에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통적인 잣대에 따른 고평가 논란보다 정부 정책의 향방이 관건이란 견해다. 이는 가계 부채가 많이 늘어나 있는 사정과 얽혀 경계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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