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1.4%를 기록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발 충격으로 전분기 대비 -1.4%로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이같이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로, 추후 더 많은 자료를 담는 잠정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를 유지했으나 이 역시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악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에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민간소비가 급격히 얼어붙고 수출이 감소로 전환한 게 주원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쇼크다.

1분기 민간소비는 승용차,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모두 줄어 6.4% 급감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 만에 최악이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 부문에서 소비가 가장 많이 줄어들면서 외환위기 때만큼 부진했다”며 ”정부 소비의 경우 늘어난 재정 집행의 영향으로 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비는 0.9%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2.5%)보단 많이 감소했다. 정부 소비는 지난해 1분기(0.4%)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건설 및 설비 투자 역시 각각 1.3%, 0.2%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각각 7.0%, 3.3%)보단 크게 줄었다.

ⓒASSOCIATED PRESS

서비스업과 제조업, 코로나19 직격탄

경제 활동별로 보면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0.8%)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로, 1998년 1분기(-6.2%)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도·소매 및 숙박·음식 등 줄어든 외부활동의 영향을 받는 부문의 타격이 가장 컸다”며 ”식당이나 영화관 등 외부활동을 덜 하고,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 활동 등도 줄어서 이러한 영향이 서비스업에 타격을 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 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1.6%) 성장했던 것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깜짝 성장(1.3%)에 따른 기저효과도 올해 1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연간 성장률 2.0%를 사수하기 위해 예산의 이월·불용액을 최소화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이 -1.5%p로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고 그나마 정부가 0.2%p 방어했다. 순수출은 경제성장률에 0.7%p 기여했는데, 내수가 -2.0%를 기록해 역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내수 중 소비가 -2.9%p 끌어내렸는데, 정부 소비가 0.2%p인 반면 민간소비가 -3.1%p였다. 그나마 투자가 경제성장률에 0.3%p 기여했다. 투자는 정부 0%p보단 민간 0.3%p이 높았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0.6%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교역조건이 개선돼 경제성장률보단 높았다.

ⓒASSOCIATED PRESS

2분기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코로나19 충격이 시작 단계라는 점이다. 한국 경제는 2분기 역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코로나19 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어 이대로 개선된다면 소비 등 내수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 경제의 허리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감소해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했음을 나타냈다.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11일(현지시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상태다. 특히 교역 규모가 큰 중국과 미국의 경기 부진은 한국에 치명적이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6.8%로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확진자 수가 많이 줄어들어 완만한 개선세로 민간소비는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직 미국·유럽의 확진자가 많고 경제활동 위축이 심각하다”며 ”내수 부문이 얼마나 완화될지, 수출이 얼마나 줄어들지에 따라 2분기 역성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제 #경제성장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