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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이 자신 명의로 된 첫 담화를 내고 한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올 들어 처음이며, 95일 만이었다. 한국 정부는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여기에 대해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처음으로 자신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한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담화를 내고 ”불에 놀라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고 하는데, 남조선 청와대의 반응이 그렇다”라며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게 아니다. 훈련은 군대에 있어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인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여정. 2018. 5. 31.
김여정. 2018. 5. 31. ⓒValery Sharifulin via Getty Images

이어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느냐”며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잇으며, 첨단 군사장비를 사오는 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데 대해 가타부타 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우리는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 상대라고 대해주겠냐”고 비난했다.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김여정은 ”청와대의 이런 비논리적인 주장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증폭시킬 뿐”이라며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여정은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운가”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도 썼다. 그러면서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강도 높은 표현으로 맹비난하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자제함으로서 수위 조절을 한 듯하다.

이번 담화는 김여정이 자신의 명의로 낸 첫 번째 담화다. 이 때문에 김여정이 최근 해임된 리만건 조직지도부장을 대신해 당 내 최고 실세로 올라서 위상이 대외적으로 입장 표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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