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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론이 김정은 입모양 분석에 달려들고 있다

'아버지가 결혼하라고 해서 리설주와 결혼했다'고 말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 김원철
  • 입력 2018.05.02 13:50
  • 수정 2018.05.02 13:54
ⓒPool via Getty Images

4·27 남북정상회담 하이라이트는 도보다리 위에서 이뤄진 단독회담이었다. 애초 수행원 없는 산책으로 기획된 행사였다. 뜻하지 않게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으로 이어지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든 과정이 생중계됐다. 다만 목소리는 담기지 않았다. 입모양만 찍혔다.

여러 언론이 입모양 분석에 달려들었다.

일본 방송사 NTV는 지난 30일 두 정상의 입 모양을 분석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핵 시설‘과 ‘트럼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유엔’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언론들의 분석도 대체로 비슷했다. 

KBS가 지난달 30일 분석해 공개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랬다.

″북미 회담을 했을 때 좋게 나와야 할텐데 제대로 차근차근히 진행해서 하자가 없게 하고 싶습니다.”

″그 미국에... 한참 문제가 됐잖아요. 다음에 나오면 받아들일 수가 있도록 더 알아보겠습니다.”

″그 때 작정했는데... (미국이) 우선 하려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건가요?”

(KBS 4월30일)

KBS는 ”(김 위원장이)비핵화를 위한 절차를 문제 없이 진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을 의식한 듯 미국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조치를 취할 것임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시사저널이 1일 공개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도 KBS 분석과 비슷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문재인) “대외적으로 한반도 체제 로드맵을 잘 준비해야합니다. 가급적이면 로드맵을 구상한 틀을 아주 빠르게 되도록..일단 급한 그거 중요한거 아닙니까? …”

(문재인) “지금 로드맵을… 물론 조금 힘들겠지만… 나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정은) “북·미 회담에 앞서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고, 해보지 않았던 일이고, 핵폐기를 구체화하고 문 대통령님의 이야기를 듣고 비핵화 이행의지를 밝히는 듯이, 그러니까 해보겠습니다.”

(김정은) “핵무기가 그렇고, 비핵화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시사저널 5월1일)

조선일보도 2일 자체 분석결과를 보도했다.

(문재인)”단절보다는 앞으로도 남북 간에 좋은 쪽으로 자주 대화를 나누자”는

(김정은)”북·미 회담을 했을 때 (결과가) 좋게 나와야 할 텐데 제대로 차근차근 진행해서 하자가 없게 하고 싶습니다.”

(김정은)”미국에서 한참 문제가 됐잖아요. 다음에 나오면 (미국이) 받아들일 수가 있도록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은)”미국이 우선 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 건가요?”

(조선일보 5월2일)

조선일보는 ”김정은은 중간중간 ‘미국’ ‘트럼프’ ‘핵무기’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채널A가 1일 내놓은 분석이 가장 색달랐다.

채널A는 ”김 위원장이 ‘아버지가 저를 보시더니 저 여자와 결혼하라고 해서 (리설주와 결혼)했다‘고 말하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관광 사업별로 뭔가를 짓고 싶어서...’라는 말도 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 구상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김 위원장은 앞에 없지만 ‘트럼프께서‘라고 존대했다. ‘제가 보기에는’이라며 자신은 낮췄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의 분석을 너무 믿을 필요는 없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구화법은 근거리·정면에서 보지 않으면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두 정상의 대화가 원거리에서 찍혔기 때문에 정확한 문장이라기보다는 추측이 가미된 해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도 한국청각장애인협회 관계자 입을 빌려 ”구화법은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보조적 수단으로 단어와 조사, 관형사, 부사, 형용사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화체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일부 청각장애인들이 구화법을 배우기는 하지만 입술모양만으로는 대화내용을 이해하는데 10~20%에도 못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구화 전문가는 최근 허프포스트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화면을 봤는데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알기 쉽지 않더라”라며 분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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