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영화 감독으로 변신한 코미디언 김영희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이유를 밝혔다.

김영희는 2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기생춘’ 언론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성인영화는 11년 동안 솔로일 때 저를 채워준 장르”라며 ”요즘에는 패러디물이 많이 사라져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성인영화 장르를 수면 위로 올리고 싶단 오지랖에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첫 연출작 ‘기생춘‘은 엉뚱발랄한 소녀 감성의 여자 주인공 ‘춘’이 절친 가희와 함께 자신의 남자친구 집에 얹혀 살다가 결국 목표를 잃은 ‘3포세대‘로 흡수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에서는 그래도 미래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 없던 ‘춘’이 우연한 기회에 대저택으로 숨어 들어가게 되면서 완벽한 기생을 위해 절친 가희, 그리고 남자친구와 함께 치밀한 작전을 짜게 된다. 여러 설정들이 ‘기생충’과 닮았다.

김영희는 ”‘기생충’의 메인이 됐던 장면들을 넣었는데, 취직과 집, 결혼을 포기한 ‘3포세대’를 그리려 했다”면서 ”채끝살을 올린 짜파구리는 이 영화에선 사치다. 제작비도 아껴야해서 육포를 물에 불려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님을 너무나 좋아한다. 봉준호 감독님 영화에서 제가 가장 높이 사는 부분은 사람을 다루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이라며 ”저도 사람 냄새가 나는 성인영화를 연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연출에 임하는 태도가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진지하게 다가갔다”며 ”다음 작품부터는 조금씩 재미있는 부분들을 많이 살리지 않을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