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배구계의 ‘학폭’ 논란 속에서 김연경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연경과 관련된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프로 배구계에 이르기까지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캐도 캐도 미담밖에 없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나 이다영이 김연경을 저격한 이후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의 ‘학폭’ 논란이 불거진 터라 김연경의 학창시절이 더욱 주목 받는 모양새다.
김연경은 한일전산여고 재학 시절 당대 최고의 배구 스타로 불리던 김세진, 후인정과 이색 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6:3으로 한일전산여고가 승리를 했는데, 후인정 선수는 ”봐준 것이 아니었나?”라는 질문에 당시 10번이었던 김연경 선수를 콕집어 ”고등학생답지 않게 너무 잘하고, 장래가 촉망받는 선수로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교생이었던 김연경은 ”(프로선수들이라) 저희들과 해서 좀 봐준 것 같아요”라며 수줍게 미소를 지어 보였었다.
김연경은 학창시절부터 소탈하고 친근한 성격으로 특히 후배들에게 인기가 매우 많았다고 알려졌다. 리포터가 팬은 누가 제일 많냐는 질문에 후배들이 입을 모아”연경언니!”라고 대답할 정도. 리포터가 ”왜요?”라고 묻자 후배들은 ”멋있어요!”라며 ”전교생이 다 좋아해요”라고 답했다.
선배들도 그녀를 범상치 않다고 봤던 것 같다. 최근 김연경의 고교 선배인 A 씨가 김연경을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오래된 관행을 실력으로 바꿔놓았다”고 김연경 선수를 칭찬했다. 특히 자신이 다니던 때는 ”선배들의 유니폼은 당연하구 속옷까지 손빨래를 했었다”며, ”이 모든 걸 견디지 못한 나와 견디고 바꾼 저 친구는 정말 최고다”라며 김연경 선수 또한 불합리한 선후배 관계 속에서 배구를 이어왔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가대표팀 경기중 코칭스태프가 그녀를 배려한 자리를 비켜주자 그의 팔을 이끌어 자신의 옆자리에 앉히는 모습이 포착된 적도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금메달을 따고도 예산을 핑계로 김치찌개 회식을 하자 자신의 사비를 털어 선수들을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갔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이 밖에도 2017년 광복절에 열린 대표팀 경기에서 일본 브랜드 운동화의 로고를 ‘대한독립만세!’를 적은 종이로 가려 브랜드 측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터키 리그 시절에 코치진 중 한 명은 ”김연경은 대통령이 와도 복도를 청소하는 사람이 와도 다르게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던 점은 그녀의 인성을 가늠케 한다. 물론 코트 위에서만큼은 카리스마 있는 선수로, 부당한 일은 참지 않는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팬들에게만큼은 따뜻해 실력과 인성 모두 갖춘 월드 클래스 선수의 면모를 보여왔다.
한편, 김연경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자신의 연봉을 80%나 자진 삭감하며 흥국생명으로 돌아왔지만, 루시아 선수의 부상,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공백 등으로 4연패에 빠진 상태다. 흥국생명은 올해 FA였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를 10억원을 들여 한 팀으로 모으면서 개막 10연승을 달렸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