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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 동료 선수들은 김연경을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김연경은 누굴 의지하나...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존재”

이런 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몇이나 될까?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 빼고. 여자배구대표팀은 김연경을 이렇게 정의했다.

김연경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김연경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자매 같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전까지만 해도 세계 랭킹 14위였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여자배구대표팀인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던 건 ‘팀워크’에 있었다. 그 중심엔 주장 김연경 선수가 있고.

김연경 선수는 1988년생으로 만 나이로 33세다. 일반적으로 배구 선수의 은퇴 시기를 고려해본다면 선수로서 나이가 적지 않다. ”파리올림픽에 나가도 될 것 같다”는 개그맨 김영철의 말에 ”오빠, 진짜 저 너무 힘들어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김연경은 대표팀 고별전을 앞두고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붓고 있는 중인 상황이다.

2021년 8월 2일, 배구 김연경과 양효진, 오지영이 2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조별리그 A조 5차전 대한민국과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1년 8월 2일, 배구 김연경과 양효진, 오지영이 2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조별리그 A조 5차전 대한민국과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양효진은 네이버 ‘이영미 人터뷰’에서 ”연경 언니랑은 한 살 차이 밖에 안 나지만 항상 나한테는 든든한 존재였다. 후배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표팀이 세대교체의 변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언니는 많은 걸 감당하고 인내해왔다”면서 ”그 노력을 알기 때문에 언니에 대한 소중함이 더 커진 것 같다. 대표팀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다. 그 속에서 생존하고 지켜가고 성적을 냈던 부분은 연경 언니가 존재했기 때문이다”라며 김연경이 대표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연경보다 4살 위인 한송이는 2020년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의 김연경은 후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어른스럽고 당당한 리더십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을 ”단순히 배구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 친구는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 선수들에게 큰 힘을 주고, 상대팀 선수들한테는 부담을 주는 카리스마의 소유자이다”라고 말하면서 ”국제대회 경기 중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나올 때마다 연경이가 앞에서 리드하며 우리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줬다. 연경이가 코트에서 버티면 다른 선수들도 버티는 것이고, 연경이가 할 수 있다고 외치면 선수들은 그 어려운 숙제들을 해낸다”라고 그를 평가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김연경(왼쪽부터), 양효진, 한송이, 박정아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김연경(왼쪽부터), 양효진, 한송이, 박정아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2020년 8월 30일 KGC인삼공사 한송이가 흥국생명 김연경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년 8월 30일 KGC인삼공사 한송이가 흥국생명 김연경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무엇보다 한송이는 ”연경이는 선후배들에게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그건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존재감이다”라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상하관계가 뚜렷한 체육계에서 4살 선배가 후배를 이토록 칭찬한다는 건 김연경이 실력이 뛰어난 것은 기본이고, 그가 운동에 임하는 태도나 선후배들을 대하는 인성적인 측면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해외리그에서 텃세

은퇴할 때까지 배구계에 선한 영향력

브라질 전이 끝나고 목이 메여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던 KBS 배구 해설위원이자 한송이의 언니인 한유미는 2020-2021 시즌에 한국으로 복귀한 김연경을 보며 ”아마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시즌 준비하면서 혼자 많은 걸 감내해야 하는 상황들 속에서 쌓인 게 많았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18년 11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프로배구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 경기에서 은퇴식을 하고 있는 한유미.
2018년 11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프로배구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 경기에서 은퇴식을 하고 있는 한유미. ⓒ뉴스1

또한 한유미는 김연경이 일본리그에서 활동할 때 그를 방문한 일화를 설명하며 ”원래 말을 툭툭 던지며 티격태격하는 편인데 그때는 살갑게 대했다”면서 ”‘연경아 너 왜 그래? 너 왜 이렇게 변했어?‘라고 물으니 ‘언니, 나 한국말로 떠들고 싶었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E채널 ‘노는언니‘에서 ”김연경은 해외 리그 뛸 때 처음에 세터가 볼을 아예 안 줬다고 한다. 텃세부린다고”라며 ”공격수는 세터가 공을 주지 않으면 때릴 수가 없다. 근데 본인(세터)이 공을 주었을 때 득점을 내니까 ‘어? 얘한테 주니까 득점을 내네?’이러면서 조금씩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실력으로 탄탄대로만 걸었을 것 같은 김연경에게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

한유미가 털어놓은 김연경이 겪은 해외 리그의 텃세
한유미가 털어놓은 김연경이 겪은 해외 리그의 텃세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

이번 올림픽에서 그의 경기를 두눈으로 숨차게 뒤쫓았던 한유미는 ”그 친구는 은퇴할 때까지 배구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다 코트를 떠날 것 같다. 팀 스포츠가 한 선수한테 쏠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의 여자배구에 김연경이 없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김연경 덕분에 선수들이 기 죽지 않고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터키를 상대로 멋진 경기를 펼쳤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경이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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