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경찰의 동행 요구를 거부하며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호통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 한 편을 올렸다. 전날(16일) 일행 A씨와 국회의사당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 경찰과 맞닥뜨린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A씨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인물로, 당시 경찰은 강제 검진 대상인 A씨의 주소지인 인천 영종도 보건소로 그를 강제연행하려고 했다. 경찰은 김 전 지사와 또 다른 일행에게도 동행을 요청했는데, 이에 김 전 지사는 거칠게 반발했다. 

영상을 보면 김 전 지사는 경찰을 향해 ”혐의가 있든지 해야지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냐”며 ”사람을 뭐로 보고 말이야”고 거세게 항의했다. 자신의 신분증을 들이밀며 ”나는 김문수”라면서 경찰의 소속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이 자신의 소속을 밝히자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찰이  “A씨는 강제로 모셔갈 수 있는데, 두 분은 할머니(A씨)와 같이 오셨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거니 오해하지 마시라”고 답하자 그는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받아쳤다.

김 전 지사는 해당 영상을 올리면서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나. 퇴근하려는 사람들을 경찰관이 뭣 때문에 강제연행하려 하나”며 분노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앞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함께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당시 얼굴을 맞대며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전 지사의 권위 의식을 드러낸 돌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1년에도 119에 전화를 걸어 ”나 도지산데”를 외치며 소방대원의 관등성명을 물어보는 황당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일명 ‘도지산데’ 사건으로 불리며 논란이 됐는데, 이에 그는 “119는 내가 아주 잘한 거라고 본다”며 ”전화 응대 시라도 반드시 관등 성명을 대게 되어 있는데, 소방관이 말을 안 하더라”고 자평했다. 

이인혜 에디터: inhye.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