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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국가대표 김정환은 처음 출전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아버지 영향이 크다”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펜싱 국가대표 김정환이 자신의 가장 큰 팬이었던 아버지를 추억했다.

8월 30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에서는 ‘펜싱 어벤져스’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가 출연해 브로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정환은 “어린 시절 운동할 때 가장 지지해 주셨던 분은 부모님”이라며 가슴 깊이 묻어둔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결혼 16년 만에 태어난 늦둥이 외아들”인 김정환은 “아버지가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44년생이시다. 친구들과 비교하면 거의 할아버지뻘”이라며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는 아버지 영향이 크다”고 운을 뗐다.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이어 그는 “펜싱 경기를 어디서 하든 아버지가 캠코더를 가져와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촬영해서 경기를 분석해 주셨다. 연세도 많은데 고생스러우실까 봐 ‘아버지 오지 마세요. 아버지가 자꾸 오시면 신경 쓰여서 시합을 못 뜁니다’라고 했더니 안 오시더라”며 “그런데 알고 봤더니 경기장 가장 높은 곳에서 캠코더를 들고 모니터하고 계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버지가 찍은 비디오테이프는 장롱 하나를 꽉 채울 정도였다고. 김정환은 “제가 펜싱을 시작한 후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시합을 따라다니면서 찍어 주셨다”고 털어놨다. 

김정환은 “제가 2007년도에 국가대표 됐고, 아버지가 2009년도에 돌아가셨다. 편찮으시다 돌아가신 게 아니고 갑자기 돌아가신 거다”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내고 기쁘게 돌아왔지만 혼자 있으면 ‘세상이 이렇게 때가 안 맞나’라는 원망이 든다”고 전했다.

김정환의 아버지 소원은 아들이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게 아니라 올림픽에 출전하는 거였다. 김정환은 처음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년 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런던올림픽 당시를 회상한 그는 “너무 기뻐서 화장실에서 빨리 어머니한테 전화를 건다는걸 나도 모르게 손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번호를 눌렀다. 통화를 눌렀는데 ‘없는 번호’라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나 자신보다 더 행복해할 사람이 봐야 하는데 아버지가 계실 땐 왜 허락되지 않았을까?”라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더 얄밉게 펜싱이 더 잘됐다. 이런 상황이 기가 막혔다”고 눈물을 흘렸다.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2’ ⓒ티캐스트 E채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운동을 그만두려 했었다는 김정환은 “하늘에서 분명 지켜보고 계실 텐데 그만두면 아버지가 엄청 실망하실거다. ‘아버지 뜻을 이뤄드리자’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김정환의 아버지는 김정환이 지금까지 노장 선수로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자 김정환의 존재 이유였다. 이를 들은 오랜 펜싱동료 구본길도 처음 듣는 얘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2018년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던 김정환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복귀했다. 김정환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소윤 에디터 : soyoon.le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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