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아내가 4년 전 세상을 떠났다. 아이 다섯명을 두고서. ”아이들은 걱정 안 되는데, 오빠가 걱정된다”는 말을 남겼던 아내. 김정수씨(51)는 시간이 흐르고서야 아내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됐다.
21일 MBC VR휴먼 다큐 <너를 만났다> 시즌2 ‘로망스’ 편에서는 가상현실을 통해서라도 아내를 만나고 싶은 김정수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유난히도 사이가 좋았던 부부. 시간이 흘러도 정수씨는 아내 지혜씨를 잊을 수 없다.
정수씨가 아이들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너를 만났다’ 출연을 원했던 것은 ”아내의 그림자라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너무 어릴 때 떠나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거나 아픈 모습만을 기억하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사줘 가며 겨우 설득해 출연을 성사시킨 정수씨. 그런 정수씨를 위해 제작진은 최신 기술을 이용해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아내가 좋아했던 숲속. 그곳에서 부부는 다시 예전처럼 손을 맞잡을 수 있을까.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그날이 왔다. 장비를 착용하고 스튜디오에 선 정수씨. 아프기 전의 모습을 한 아내가 나타났다. 아내의 손을 맞잡은 순간. 정수씨는 눈물을 멈출 수 없다. 진짜 엄마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부부의 재회를 재현한 화면을 본 아이들도 동그래진 눈으로 눈물을 흘린다. 좀 더 본격적인 부부의 재회는 28일 오후 9시20분에 방송된다.
곽상아: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