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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인터뷰] '효리네 민박'을 즐겨봤다면 기억할 수밖에 없을 밴드, 크루앙빈

"네가 그걸 틀었으면 좋겠다"는 이상순의 말에 이효리가 틀었던 노래

  • 윤인경
  • 입력 2018.05.18 15:38
  • 수정 2018.05.18 17:41
ⓒ프라이빗커브 제공

미국 밴드 ‘크루앙빈(Khruangbin)’은 ‘효리네 민박’을 통해 한국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1화에서 이효리와 이상순이 드라이브를 하며 튼 게 이들의 곡 ‘White Gloves’였던 것. ”나 지금 생각나는 게 딱 있는데, 네가 그걸 틀었으면 좋겠다”는 이상순의 말에 이효리가 틀었던 그 곡이다. 잔잔한 빗소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몽롱하고 눅눅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태국어로 ‘비행기‘라는 뜻을 가진 크루앙빈은 베이스에 로라 리, 기타를 맡은 마크 스피어, 그리고 드럼과 피아노를 맡은 도날드 디제이 존슨으로 이루어진 텍사스 휴스턴 출신의 혼성 3인조 밴드이다. 허프포스트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 무대에 서는 밴드 ‘크루앙빈’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효리와 이상순이 드라이브를 하며 틀었던 곡 ‘White Gloves’

크루앙빈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어떤 음악을 하는 어떤 밴드인가요?

크루앙빈은 전 세계 음악을 두루 많이 듣고, 헛간에서 음악을 만드는 밴드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음악을 동남아, 중동, 스페인 느낌이 많이 가미된 서프 펑크(surf punk) 같다고 많이 얘기해주시는 것 같아요.

태국 펑크(funk)/카세트의 영향을 받았는데,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인터넷은 놀라운 곳이에요. ;) ‘몬락플렝타이’(MonRakPlengThai)라는 블로그를 찾았는데 그 이름을 번역하면 ‘아이 러브 타이 뮤직’이거든요. 이 블로그에는 MP3로 변환한 타이 카세트 음악들과 함께 그 음악, 아티스트, 역사에 대한 간략한 정보까지 정리되어 있어요. 우리는 찬타나 키티야판, 요드락 살락차이, 돈 소른라베압 등을 좋아해요.

작년에 한국의 인기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White Gloves’가 나왔습니다. 그 이후 그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한국 카페와 바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어요. 크루앙빈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었다는 건 언제 알게 되었나요? 왜 특히 이 곡이 인기라고 생각하나요?

저희 노래인 ‘People Everywhere’에 맞춰 이효리가 춤추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서 봤는데 ‘좋아요’수가 백만 개 정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효리가 누군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지 알아내려고 한참을 찾아봤고 자기 프로그램에서 우리 노래를 틀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지금도 한국 사람이 크루앙빈에 대한 포스트를 올릴 때마다 계속 놀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질문을 받기 전까지 카페나 바에서도 저희 노래가 나오는 줄은 몰랐어요!

사람들이 그 음악에 특히 공감하는 이유는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그냥 외딴 헛간에 있는 세 사람에 불과한걸요. 한국처럼 먼 곳의 사람들이 우리 음악에 공감한다는 건 영광이고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요.

 

‘People Everywhere’에 맞춰 이효리가 춤추는 영상

주로 연주곡을 하는데  ‘White Gloves’에는 보컬이 있죠. 가사를 넣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 노래인지 설명해주세요.

노래에 보컬을 넣을지 말지는 언제나 작업 맨 마지막에 결정해요. 그 앨범의 곡들을 녹음한 뒤 텍사스 시골에서 몇 시간이고 차를 몰며 우리가 녹음한 걸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White Gloves’ 트랙은 가사가 필요하다고 느낌으로 확신했던 것 같아요.

가사의 내용은 단순하지만, 개인적인 일이예요.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했던 우리 인생의 여왕에 대한 노래입니다. 진정한 전사였기에, 싸우다 죽은 여왕의 이야기죠.

크루앙빈은 연주를 하는 멤버들로 이루어진 밴드잖아요. ‘White Gloves’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제 밴드 내에 보컬 파트가 있다고 봐도 될까요?

셋이 같이, 파트를 나누지 않고 노래를 해요. ‘보컬’이 따로 있는 거랑은 다른 것 같아요. 그것이 크루앙빈의 큰 특징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White Gloves’에서 도입부의 빗소리를 가장 좋아해요. 빗소리가 들어가는 노래를 늘 만들고 싶었던 건가요? 혹시 계기가 된 특별한 사건이 있나요?

저희는 인구가 300명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의 외딴 헛간에서 노래를 녹음해요. 저희 음악이 특색있게 들린다면 그건 저희가 녹음하는 곳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헛간은 크루앙빈의 네 번째 멤버와도 같은 존재예요. 비는 우리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앨범에서도 그 일부가 표현됐으면 했어요. 이 음반을 듣는 사람들이 그 헛간에 서서 저희가 소들에게 연주하는 게 어떤 건지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세계 여러 나라의 음악을 듣는다고 했는데, 혹시 한국 민요가 익숙한지 궁금하네요. 한국 음악 신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다면?

민요는 잘 모르지만, 이 인터뷰를 마치면 민요에 대해 막 찾아보고 있을 게 눈에 선해요. 한국 음악을 두고 보면, 마크는 신중현과 김정미를 정말 좋아해요. 그들이 얼마나 놀라운지 매번 말로는 부족하다고 하거든요.

로라는 몇 년 전에 ‘파스타’라는 드라마를 접했는데, 역대 최고 드라마로 꼽아요. 거기 나온 노래를 키보드로 치는 법을 직접 익히기도 했으니까요.

ⓒErika Goldring via Getty Images

이번에 서울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데, 크루앙빈의 라이브 공연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뭐가 있을까요?

저희는 공연할 때 그 지역이나 국가의 음악을 익혀서 공연 때 연주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이번 페스티벌에서 그게 가능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번 공연 이후로도 한국에서 여러 번 공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추천곡이나 신청곡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요즘 즐겨 듣는 노래들을 몇 곡만 소개해 주세요.

존 홀트의 ‘No Man is an Island’와 브라질 싱어송라이터인 에라스모스 칼로스의 ‘Vida Antigua’, 그리고 스페인 가수 페르리타 데 후엘바의 ‘Mi Almoh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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