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커노샤 방문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연방정부의 군대식 진압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기획된 ‘사진 정치’ 이벤트였다.
커노샤 방문을 앞둔 지난 주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과 주방위군 등 지역 법집행관들과 대화를 나누고, 시위로 파괴된 상점 등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 지역에서는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29)가 경찰이 쏜 7발의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사건에 분노하는 시위가 이어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레이크의 가족과는 만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그 대신, 트럼프의 이날 방문은 시위로 피해를 입은 상점과 시설들을 보여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시위대의 폭력을 부각해 자신의 지지층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파괴된 상점의 주인이라는 한 남성이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실제 주인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의 카메라 숍’이라는 이름의 가게 주인이라며 존 로드 3세라는 남성을 소개했다. 이 상점은 시위대의 방화로 불에 탔다.
그러나 지역 언론에 따르면, 로드는 이미 몇년 전에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 상점의 실제 주인인 톰 그램과 폴 윌렛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정치적 쇼’라고 생각해 참석을 거부했었다고 지역언론에 밝혔다.
그램은 WTMJ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전날(8월31일) 자신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괴된 상점을 소개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응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볼 때 그는 모든 걸 떠들썩한 서커스로 만들어버린다. 난 그저 거기에 엮이고 싶지 않았다.”
윌렛 역시 똑같은 요청을 거절했다며 트럼프 때문이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고맙지만 됐다고 말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가 밀워키저널센티널에 말했다.
″만약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나는 응했겠지만 이 건은 아니었다. 그에 대한 내 불만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나는 그 대실패(fiasco)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로드는 마치 이 상점의 주인인 것처럼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로드의 카메라 숍’ 주인 존 로드 3세”라고 언급했다.
″저희가 (피해 회복을) 도울 겁니다. 매우, 매우 완전한 재건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로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오늘 와주신 트럼프 대통령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지역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드가 말했다. ”저희는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 군 병력이 이곳에 온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병력이 도착하자 상황이 조금 진정됐습니다.”
* 허프포스트US의 2 Kenosha Business Owners Shun Trump Photo Op, So Former Owner Replaces Them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