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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11시 20분 KST

KBS x 국립발레단 '우리, 다시 : 더 발레' 공연을 두고 혹사 논란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을 위로하는...가학극?

국립발레단(단장 강수진)과 KBS가 ”코로나19로 지친 대한민국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기획한 ‘우리, 다시 : 더 발레’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KBS 1TV에서 방송된 ‘우리, 다시 : 더 발레(CP 유웅식, 연출 고세준)’는 국내 주요 명소 7곳에서 야외 발레 공연을 선보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백조의 호수’ 공연이, 전남 신안 태평염전에서는 ‘빈사의 백조‘가, 경주 불국사에서는 ‘계절 ; 봄‘이, 서울함 공원에서는 ‘해적‘이, 홍천 은행나무숲에서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경남 하동공원에서는 ‘허난설헌‘이, 문화역서울284에서는 ‘요동치다’ 공연이 각각 펼쳐졌다.

영상 초반에 등장한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은 ”위기가 닥치며 일상이 무너지고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며 ”제대로 보지 못하고 놓쳤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국립발레단은 세상 밖으로 나갔다. 우리 다시, 대한민국이 춤추는 그 날을 꿈꾸며 여러분을 발레의 숲으로 초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KBS
우리, 다시 : The ballet
KBS
우리, 다시 : The ballet

 

끝으로는 국립발레단의 비하인드 영상이 이어졌다. 아스팔트 위에서 토슈즈가 해질 정도로 연습을 거듭하는 모습이나 추위와 싸워야 했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기획 의도와는 달리 ‘무용수 혹사’ 논란이 벌어졌다.

국립발레단 유튜브 채널의 해당 영상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전체 댓글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한계를 넘느니 뭐니 좋은말로 포장하려 하지 말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아스팔트나 추운곳에서 저런 옷 입고 추면 애초에 관절염에 온갖 근골격계 질환 가지고 있는 무용수들 몸 안 망가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건 열정이 아니라 학대”라거나 ”한국은 아직도 사람 몸 하나 망가지는게 투혼인줄 안다”, ”고난 포르노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는 기획”이라는 혹평 섞인 댓글도 있었다.

KBS
우리, 다시 : The ballet
KBS
우리, 다시 : The ballet

 

한 이용자는 장문의 댓글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기획 의도와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영상보는 내내 눈을 찌푸렸습니다. 힘이 나기는 커녕 영상만 봐도 제 살이 아프고 추워요....그리고 슬프네요. 단원들은 무슨 죄인가요? 학대라는 생각만 들어요. 고통을 주는 연출을 희망으로, 아름답다고 포장하지 마세요. 시국이 힘들다고 해도 열악한 환경에 사람을 던져놓을 필요는 없지 않나요?

저는 무용수분들이 안전한 무대 위에서 춤추길 바랍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고 해도 이런 장면을 보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심지어 대중이 생각하는 예술은 이런 형태라고 하시는 거면 지금은 2020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재미도 감동도 없습니다. 사람이 귀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으면 저런 곳에서 춤 추라는 말이 나오진 않았겠죠....

KBS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도 ”정말 가학적”, ”사람 갈아서 찍는 영상”, ”아름답기는 커녕 마음이 불편했다”는 등 부정적인 댓글이 다수 달렸다. 

국립발레단 측은 무용수 건강과 안전을 모두 고려했으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단원에게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무용수가 땀이 식어 떠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지만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고, 아스팔트에서 발레하는 장면에서는 원래 있어야 할 점프를 뺐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들이 무용수를 혹사시켰다고 댓글을 달았지만 그런 내용은 많지 않은데다 오히려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공공성을 위해 국립발레단이 국민 위로 차원에서 제작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는 비판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 이용자는 ‘야외 발레 영상물 제작의 다른 예’라며 2009년 설립된 미국 발레단 ‘Post:Ballet’가 최근 진행한 야외 공연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발레리나들은 모두 토슈즈 대신 스니커즈로 보이는 신발을 신고 있다. 공연이 펼쳐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의 올해 12월 평균기온은 섭씨 약 13.8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