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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가 아니라는데 케이티 페리의 키스가 성희롱?

  • 박세회
  • 입력 2018.03.16 15:05
  • 수정 2018.03.16 16:50

가수 케이티 페리가 ‘아메리칸 아이돌’ 19살 출연자에게 기습 키스를 하자 일각에서 ‘성희롱’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나서 미국 사회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페리는 지난 11일 방송된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19살 출연자 벤저민 글레이즈에게 기습 키스를 했다. 사건의 발단은 라이노넬 리치, 케이티 페리와 함께 심사를 맡은 미국의 컨트리 가수 루크 브라이언의 질문이었다. 브라이언은 오디션을 보기 위해 자리에 선 글레이즈에게 “여성이랑 키스해본 적 있어요? 좋았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글레이즈가 “없다.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자 페리는 “정말?”이라며 자신에게로 오라고 손짓했다. 

ⓒabc

페리는 처음에는 글레이즈에게 뺨을 내밀었고, 글레이즈는 뺨에 수줍게 입을 맞췄다. 그러자 페리는 “쪽 소리도 안 났잖아”라며 재차 요구했고, 이번에는 뺨에 키스를 하려는 글레이즈에게 갑자기 고개를 돌려 입술에 키스했다. 

실제 녹화가 있었던 것은 지난해 10월. 방송이 나간 뒤 <뉴욕타임스>가 불씨를 던졌다. 글레이즈와 연락이 닿은 이 매체는 “당시 19살이던 글레이즈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 ‘스태디움’을 부를 기대에 차 있었다”며 “그러나 오디션을 시작하기 전에 심판으로 참여한 케이티 페리가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글레이즈는 그 전에는 키스를 해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글레이즈는 이어 <뉴욕타임스>에 “약간 불편했다”며 “첫 키스는 제 첫 연인을 위해 아껴놓은 것이었다. 난 첫 키스가 특별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다수의 남자들이 ‘아싸!’라고 할 만한 상황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난 보수적인 집에서 자랐고, 순간 불편했다. 난 내 키스가 특별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글레이즈는 물을 한잔 마시고 노래를 불렀지만, 심사위원은 글레이즈를 탈락시켰다. 해당 기사에서 글레이즈는 “성적으로 희롱당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며 “페리의 키스가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사가 발행된 뒤 논란이 시작됐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페리의 행동이 성희롱 내지는 성추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몇몇은 이 일을 최근의 ‘미투 운동’과 엮어 공격했다. 트위터 사용자 ‘AmaXXXX’는 “페미니스트 다 어디갔어? 평등은 평등이다”라며 “33살의 남자가 오디션 도중 참가자를 불러 뺨에 키스를 하게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편, 당사자인 글레이즈는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혼란스러워 하고, 걱정하고 화가 난 사람들에게 몇 가지 분명하게 얘기해줄 게 있다”며 “난 케이티 페리에게 키스를 받은 것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몇몇 보도에 나간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페리에게 성적으로 희롱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심사위원들의 말과 비평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사자가 성희롱이 아니라고 하는데 주변에서 성희롱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는 한국에도 있었다. 2014년 11월 에스비에스(SBS) ‘매직아이’에 출연한 칼럼니스트 곽정은 씨는 가수 장기하 씨를 두고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라고 발언했다가 일부 남성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곽정은 씨는 며칠 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섹시한 남자’는 괜찮고,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는 옳지 못한 표현인가? 엄숙주의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이 크지 않다”고 반론을 폈다. (▶관련 기사 : 곽정은 “장기하는 이 글 쓰는 것 흔쾌히 허락했다”)

이 글에서 곽 씨는 “‘성희롱’의 의미는 이성에게 상대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일”이라며 “기하 씨가 수치심을 느꼈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나는 무조건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기하 씨는 나의 그 발언에 대해 유쾌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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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페리 #아메리칸아이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