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전화를 걸어 ‘김은혜(국민의힘 후보)랑 싸우지 말고 김동연(더불어민주당 후보)이랑 싸워야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 후보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이던 시절, 통화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 후보는 “대통령과 한 얘기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통화할 때 대통령이 그 말만 했겠냐”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원래 전화하는 사이”라며 “대선 때도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도 경기도지사 선거를 우려하는 것 같다’는 말에, 강 후보는 “전화 왔다는 건 그런 거죠”라고 답했다.
강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5~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경기도지사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자, 윤 대통령이 강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타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강 후보에게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자 ‘선거 개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만약 윤 대통령이 강용석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김은혜 후보와 싸우지 말라고 전화했으면 선거 개입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노 후보자는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가, 백 의원이 “사실이라면 문제 제기할 수 있지 않냐”고 재차 묻자 “사실관계가 그렇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변했다.
다만, 강 후보가 밝힌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건 시점은 당선자 시절이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담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한겨레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