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20년 11월 10일 16시 40분 KST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 연설에 전 세계 여성들이 환호하는 까닭

전 세계 소녀와 여성들에게 희망을 준 연설이었다.

POOL New / Reuters
카말라 해리스 

 

“해리스 미 부통령 승리연설 전문 꼭꼭 읽어보기. 나도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소리내어 한번 읽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비백인 부통령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그가 지난 7일 밤(현지시각) 한 승리연설이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해리스 당선자가 “어린 여성들”을 향해 “제가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 여성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나까지 울컥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해리스 당선자는 지난 7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 마련된 무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 앞서 승리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 해리스 당선자는 인도에서 이주한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흑인, 아시아계, 백인, 라틴계, 북미 원주민 등 “수세대에 걸쳐 싸우고 희생해온 여성들”을 호명하며, 이들 덕분에 자신의 당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100년 전에는 수정헌법 19조(성별에 따른 투표권 차별 금지)를, 55년 전엔 투표권(여성 차별 불법화한 민권법)을 위해 싸웠던 여성들이 있었다면 2020년에는 목소리를 낼 권리를 지키기위해 투표한 새로운 세대의 여성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린 여성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단지 본적이 없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라”고 당부했다.

Mike Blake / Reuters
카말라 해리스 

 

그의 연설은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얻었다.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여성·유색인종이라는 이중의 장벽을 깨고 부통령에 당선된 해리스 부통령이 “젊은 여성의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에 주목했다. 한 이용자는 “그의 연설을 들은 전세계 소녀와 여성 모두가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보고 같이 기뻐했을 것”이라고 썼고, 다른 이용자는 “‘자신이 여성 최초의 부통령이지만 내가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라는 것에서 눈물 날 뻔. 연설 내내 여성과 소녀들 이야기하는데 소름 돋았다”고 적었다.

해외 거주 이용자는 “아침부터 카밀라 해리스 연설 보고 울었다. 동양인 여성을 언급해준 정치인이 있었던가. 이 시기에 외국에서 산다는 건 형체없는 두려움에 떨게 되는 일이다. 이성을 놓아버린 이들의 혐오를 마주할 때면 무력해진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건 저런 미래를 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Scott Morgan / Reuters
힐러리 클린턴 

 

해리스 당선자가 내놓은 메시지는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내놓은 메시지에 대한 응답으로도 읽힌다. 2016년 11월 충격적인 패배 뒤 미국 뉴욕 맨하튼에서 가진 승복연설에서 클린턴 후보자는 “어린 여성들”을 따로 언급하며 별도의 당부와 위로의 메시지를 내놨다.

“그리고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 이 캠페인과 저를 신뢰해준 여성들에게. 여러분의 챔피언이 되는 것보다 더 저를 자랑스럽게 하는 일은 없었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지금, 저는 우리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아직도 깨지 못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해낼 겁니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연설을 보고있는 모든 어린 여성들에게. 여러분은 소중하고, 강력하며, 세상의 모든 기회와 가능성을 누려 마땅하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마십시오.”


연설의 이 대목은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의 트위터 계정 상단에 게시돼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어제 해리스 연설을 무심코 클릭해서 봤는데 정말 10분이 뚝딱 흐르더라. 4년 전 힐러리의 승복 연설이랑 맥이 닿아 있는 느낌이라 더 감동적으로 들렸다”라고 썼다.


다음은 해리스 당선자 연설문 전문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존 루이스 의원은 돌아가시기 전에 말했습니다. “민주주의는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자 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지킬 의지만큼만 강력한 것입니다.

민주주의에는 희생이 따릅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기쁨이, 진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들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우리의 민주주의 그 자체가, 미국의 정신 그 자체가 달려있었습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여러분들은 미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셨습니다.

우리의 선거캠프 스태프와 자원봉사자 여러분, 역사상 가장 많은 국민들을 민주적 과정에 참여시켜 이 승리를 가능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모든 표가 개표되도록 쉬지 않고 일해주신 전국의 선거관리당국의 직원 여러분, 우리나라는 우리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해주신 여러분들께 빚을 졌습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나라를 일군 미국인 여러분, 기록적인 투표로 당신의 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이 어려운 시대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몇 달간은 그랬습니다. 슬픔과 비애, 고통, 우려와 큰 희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용기와 회복력, 여러분 정신의 관대함도 목격했습니다. 지난 4년간, 우리는 평등과 정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삶과 이 행성을 지키기 위해서 행진하고 조직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투표했습니다. 여러분은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여러분들은 희망, 단합, 품위, 과학, 그리고 진실을 택했습니다. 여러분들은 미국의 다음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을 택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치유자입니다. 단합시키는 사람입니다. 숙련되고 견실한 사람입니다. 그의 상실의 경험이 우리의 목표의식을 재천명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는 사랑과 너그러운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는 훌륭한 퍼스트레이디가 될 질 바이든과, 헌터, 애슐리, 그의 모든 가족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제가 조를 부통령으로 처음 알게 됐을 때부터, 저는 그가 제 친구이기도 한 아들 보 바이든을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보를 기억할 것입니다.
제 남편 더그와 제 아이들, 가족 모두에게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사랑을 전합니다. 우리는 바이든 부부가 우리 가족을 놀라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의 어머니, 샤멀라 해리스는 여전히 제 마음 속에 살아 있습니다. 19살의 나이로 인도에서 미국으로 온 그녀는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미국에서는 이런 순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를, 수세대에 걸친 여성들을, 흑인, 아시아계, 백인, 라틴계 그리고 북미 원주민 여성들을 생각합니다. 이들은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 길을 닦아온 이들입니다. 여성들은 평등과 자유와 정의를 위해 너무나 많이 싸우고 희생해왔습니다. 특히 너무나 자주 무시되는 흑인 여성들은, 그들이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룬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 자주 입증했습니다.

한 세기 이상 투표권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왔던 모든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100년 전에는 수정헌법 제19조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여성들이, 55년 전에는 투표권을 위해 싸웠던 여성들이, 그리고 2020년에는 투표하고 목소리를 낼 근본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한 표를 행사한 새로운 세대의 여성들이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 여성들의 투쟁과 투지, 이들의 비전의 힘을 반추합니다. 저는 그들의 유산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가장 단단한 장벽을 깨고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그런 담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 여성일지라도, 마지막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어린 여성들은 우리나라가 가능성의 국가라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 아이들이 어떤 젠더(gender)이든간에, 우리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야심을 가지고 꿈을 꿔라. 확신을 가지고 리드해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단지 본적이 없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이 내딛을 한발 한발을 응원할 것입니다.

미국인 여러분,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했든 충성스럽고 진실하고, 늘 준비되어 있고, 매일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부통령이 되겠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랬듯 말이죠. 왜냐면 지금이 진짜 일을 시작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힘든 일, 필요한 일, 좋은 일. 생명을 지키고 팬더믹을 이기기 위해 필수적인 일, 우리 경제를 재건하고, 우리 사회의 체계화된 인종차별을 뿌리 뽑고,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고, 우리나라를 단합시켜 이 나라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일 말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길을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준비되어있습니다. 조와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의 최선을 구현한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세계가 존중하고 아이들이 존경할 리더를 뽑았습니다. 우리의 군인을 존중하고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할 최고 통수권자를 뽑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여러분께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조 바이든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