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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말라 해리스가 미국 최초의 흑인 아시아계 부통령에 선출됐다는 것의 의미

해리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낸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020년 10월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주립대학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마르코 벨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020년 10월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주립대학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마르코 벨로 ⓒMarco Bello / Reuters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을 키워낸 마을은 여러 곳이다. 그는 자메이카인과 인도인인 이민자 부부의 딸로 이제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아시아계 부통령, 최초의 흑인대학(HBCU) 졸업생 부통령이 됐다.

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의 흑인 여성들은 해리스를 위한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해리스의 조상인 인도 남부에 위치한 툴라센드라푸람 마을 사람들은 그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의 승리를 위해 기도했다. 그가 나온 하워드대학의 지도자들도 해리스를 위해 기도하고 선거일 특별한 이벤트를 열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했다. 알파카파알파 소로리티(대학여성클럽)의 멤버들은 투표억압에 맞서 싸우기 위해 ‘투표소로 가기(Stroll to the Polls)’ 캠패인을 주최하고 그들의 여성회장이었던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었다.

해리스의 이름은 비록 바이든 옆, 2인자 자리에 위치하지만 2020 미국대선에서 그의 역할은 누구보다 컸다. 현재 미국은 경제 침체와 코로나19 대유행, 그리고 극심한 인종차별 문제로 긴장감의 정점에 있다. 그가 부통령이 됐다는 것의 의의는 미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의 문제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카말라 해리스(D-CA) 상원의원이 2020년 10월 24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아론 요제프지크
카말라 해리스(D-CA) 상원의원이 2020년 10월 24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아론 요제프지크 ⓒAaron Josefczyk / Reuters

그동안 해리스는 대담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며 싸웠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처음 공직에 출마했을 때 미국의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자신을 ‘깔끔한 한 상자’로 규정하도록 강요하는 사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자신을 특정한 기준으로 분류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나 자신이다. 난 만족스럽다. 당신은 알아내야 할지도 모르지만 난 괜찮다.”

흑인 여성으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미국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던 해리스는 애초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백악관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후보들이 역대 가장 많이 나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후보 중 한 명이었다. 

2019년 ‘마틴루터킹주니어데이’에 해리스는 대통령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많은 사람에게 미국 시민권을 주는 방안, 여성의 임신중지권, 그리고 인종과 성차별 없는 임금지급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흑인 산모 사망 위기 관련 공약을 건 유일한 후보였다. 그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2019년 12월 3일 선거 운동을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8월에 바이든이 그를 러닝메이트로 발표하며 다시 한번 싸울 기회를 얻었다.

해리스가 활동했던 소로리티의 ‘시스터’들은 이 발표를 축하했고, 곧바로 그를 지지하는 일에 착수했다. 해리스와 같이 하워드대를 다닌 로리 새들러와 36명의 여성은 자주 모임을 갖고 정기적인 회의와 기도를 하고 있다고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해리스와 이들은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지지하고 있다. 클라크 애틀랜타 대학의 학부 입학처장인 새들러는 해리스의 등장은 HBCU와 역사 있는 신성한 9개의 흑인 프래터니티(남성클럽)와 소로리티의 중요성을 다시 보여준다고 말했다.

“9개 클럽의 힘을 말해준다. 그는 단지 알파카파알파의 멤버만이 아니라 모든 클럽에 속한 한 명이다”라고 새들러는 말했다. ”우리 모두의 핵심은 서비스(봉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따르고 정확하게 진행하고 있다.”

 

 2020년 11월 2일 카말라 해리스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드라이브인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0년 11월 2일 카말라 해리스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드라이브인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Carolyn Cole via Getty Images

해리스가 백악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랫동안 검사로 일하며 그가 남긴 기록은 종종 흑인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일찍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그가 벌인 무단결석과의 전쟁으로 일부 부모들이 체포되었다. 이러한 비판은 경찰의 방어와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요구가 있기 전부터 제기됐다. 해리스는 인터뷰와 토론 무대에서 자신의 행적을 해명해야 했다.

그러나 연방정부와 주 정부 차원에서 흑인 여성을 더 많이 선출하는 정치 행동을 위한 위원회인 ‘하이어하이츠’의 글린다 카 국가 국장은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취임하면 그는 이러한 비판을 계속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일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도 카말라 해리스와 같은 후보자들의 일이다. 그리고 선거기간 동안 해리스는 솔직하게 자신을 소개했다고 믿는다.”

카는 ”선출된 지도자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비전이 무엇인지, 경험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가 선거 운동에서 통치로 옮겨갈 때 앞으로 100일 안에 그가 해낼 작품이 될 것이다.”

심지어 ‘멜팅 팟’이라고 주장하는 나라에서조차 해리스의 정체성은 이슈가 됐다. 트럼프는 또다시 그가 진짜 미국에서 태어났는지 탄생지 의문을 제기하며 불씨를 지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주 공립학교를 통합한 제2학급의 학생 중 한 명인 이 상원의원은 의심할 여지 없이 흑인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다. 그의 정체성 중 어떤 것도 한 지역 사회나 다른 지역 사회에서의 그의 지분을 빼앗아 가지 않는다. 정체성이 ‘단일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가  2020년 11월 3일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의 시트메탈 노동자 지역 유세에서 선거 행사 도중 연설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레베카 요리사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가  2020년 11월 3일 미국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의 시트메탈 노동자 지역 유세에서 선거 행사 도중 연설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레베카 요리사 ⓒRebecca Cook / Reuters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해리스는 여전히 전형적으로 흑인 여성처럼 취급됐다. 즉, 틀에 박혀 있는 인식 속에 경멸을 받고, 무시당했다. 그리고 부통령 후보 토론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괴물’이라고 지칭하며, 끊임없이 방해와 거짓말을 하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토론에 저열한 미시적 공격성을 더했다. 하지만 해리스는 태세를 유지하며 미국에 강력한 흑인 여성의 확고한 신념을 보여줬다. 카는 이번 토론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리스가 선거운동 기간 가장 공감대를 형성한 퍼포먼스였다고 말했다.

카는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조 바이든과 함께 이 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인물로서 통치할 때, 그는 이 모든 정체성들을 이 방에 가지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여성, 유색인종 여성, 흑인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 시켜 주는 존재다. 그래서 그가 토론 중에 ‘내가 말하고 있다. 내가 말하고 있다’라고 할 때, 모든 여성은 인종과 민족을 불문하고, 그것을 보고 느끼고 게 있다. 이는 그에게 있어 하나의 집결지가 됐다.”

해리스는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력을 활용한 흑인 여성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아직 해리스를 셜리 치솜, 바바라 조던, 해리엇 터브먼과 나란히 놓기에는 이르지만, 그가 그들의 일을 이어가게 될 건 분명하다. 소저너 트루스에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에 이르는 많은 흑인 여성들은 목숨을 걸고 해리스 또는 그 이후의 여성이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이들 중에는 투표하는 미국 흑인 여성도 포함되며 실제 정치에 참여하는 흑인 여성도 포함된다.

해리스는 에센스 잡지에 ”이번 선거에서 흑인 여성이 힘을 쥐고 있다”고 썼다. ”여러 세대의 흑인 여성이 행군하고 조직하고 싸워서 우리에게 이런 권리를 준 거다. 많은 사람은 직접 투표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언젠가 흑인 여성이 우리 민주주의의 힘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계속 나아갔다. 가장 중요할 때, 우리는 우리 공동체를 동원해서 옳은 것, 즉 정직과 청렴, 품위와 존엄, 평등과 정의에 투표할 것을 믿었다.”

그의 일은 당연히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리스는 그를 이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 여러 마을의 산물이다. 최초의 흑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부통령으로 취임하는 해리스에게는 이런 지역사회를 이끌고 도울 의무가 있다. 그가 일하는 바로 그 제도에 의해 기회가 박탈된 사람들 또는 다른 흑인과 아시아계 여성이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정치에 나서는 걸 도와야 한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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