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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퀴어 친화적이고 장난기로 가득한 카마수트라 일러스트

훌륭한 고대 책자도 현시대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하므로

  • 김태성
  • 입력 2018.09.04 17:02
  • 수정 2018.09.04 17:10
ⓒBIANCA TSCHAIKNER

섹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카마수트라다. 고대 산스크리트 언어로 집필된 이 책은 섹스보다는 경건한 생활방식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런데 섹스에 대한 언급이 제한적일지언정 그 안에 담긴 섹스 관련한 2,000년 된 이야기는 아직도 신비롭기만 하다(솔직히 말해 ‘에로틱한 회전목마‘나 ‘대나무 자르기’ 등의 성체위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쁘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고대 책자일지라도 현시대를 반영할 수 있어야 그 가치가 산다. 카마수트라에 퀴어 섹스나 비전통적 젠더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성애가 기본으로 묘사된 점도 사실이다.

그런 카마수트라의 한계점을 익살스럽게 극복한 오스트리아 삽화가 비앙카 차이크너의 미니수트라를 소개한다. 다양한 젠더 커플들의 성체위를 34개의 물감 일러스트로 표현한 작품이다. 퀴어 섹스, 스트레이트 섹스, 스리섬(threesome) 섹스. 이 섹스 파티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

차이크너는 작품 동기를 허프포스트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랬다. 그래서 퀴어 섹스도 포함한 것이다. 기쁨과 색깔과 즐거움을 의미하는 ‘섹스 서커스’를 묘사하고자 했으므로 퀴어적인 요소도 당연히 포함돼야 했다. 게다가 일러스트 중에는 퀴어로 보일 수도 또는 스트레이트로 보일 수도 있는 그림이 많다.”

'가위' 체위를 하고 있는 레즈비언 커플 
'가위' 체위를 하고 있는 레즈비언 커플  ⓒBIANCA TSCHAIKNER

그녀는 이란과 인도에 대한 여행 책자 ‘사바리(Savari)’라는 작품을 이전에 낸 바 있다. 그녀에 의하면 미니수트라에 대한 영감도 여행 도중에 생겼다.

차이크너는 이번 작품을 2016년 겨울에 시작했다. 당시 춥디추운 스콜르랜드 에든버러를 여행 중이었다. 

″너무나 춥고 칙칙한 겨울이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정말로 짧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델리에서 보내겠다는 목표로 비행기표를 샀다. 더 밝고 따뜻한 곳을 향하여 말이다.” 

차이크너는 자신이 그린 섹스 그림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제목은 ‘카마수트라 재림절 달력’이었다. 팔로워들이 그림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작품을 책으로 내기로 결심했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낙원' 체위를 즐기고 있는 커플
'낙원' 체위를 즐기고 있는 커플 ⓒBIANCA TSCHAIKNER

출간을 마친 지금 차이크너는 자신의 작품이 카마수트라의 섹스 전설을 이어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카마수트라를 묘사하는 인도의 식민지 이전 시대 그림들은 기쁨으로 넘치고, 감각적이고, 총체적이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장난기 가득한 작품들이었다. 섹스를 너무나 진지하게 여기는, 재미가 사라진, 남성 만족 위주인 요즘 같은 성 문화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면이다.”

물론 차이크너의 책은 전혀 진부하지 않다. 토끼 귀를 가진 여성을 보라. 섹스를 통해 자신의 삶을 실컷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상위에 있는 여성
상위에 있는 여성 ⓒBIANCA TSCHAIKNER

아래에서 차이크너의 작품을 더 보자. 책은 Etsy에서 살 수 있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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