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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성폭력 피해 직접 고백하며 "피해자의 정해진 모습은 없다"고 강조했다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국회 민심전달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9.28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국회 민심전달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9.28 ⓒ뉴스1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하여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당기위 제소 및 직위해제를 의결하였습니다.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힙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직접 고백했다. 김종철 대표가 성추행 의혹으로 직위해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장 의원은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면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열흘 동안 다시금 깊이 알게 된 것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도 ‘피해자다움’은 따로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에도 ‘피해자다움’은 없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일상을 회복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 어떤 피해자다움도 강요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해자에 대해서도 의견을 분명히 했다.

장 의원은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현재 일어나는 성범죄의 98%가 남성들로부터 저질러지며 그 피해자의 93%는 여성들이라는 사실”이고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습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고 책임지는 도덕적인 능력이 있습니다. 책임지는 태도는 인간다움의 가장 중요한 척도”라며 모든 가해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기내어 말해온 여성들의 존재 덕분”

장 의원은 피해 사실을 알리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먼저 용기내줬던 여성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히 싸우고 있습니다”며 ”모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주십시오. 우리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료 시민들의 훼손된 존엄을 지키는 길에 함께해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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