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집단 퇴장했다.

이날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앞서 ‘편입학 특혜 의혹’이 제기된 정 후보자 아들의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지원 서류를 뒤늦게 제출받았다며, 2017년과 2018년에 제출한 자기기술서가 점수가 40점 이상 차이 났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두 서류가 오탈자까지도 똑같은데, 동일한 서류로 4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주관적 개입 없이는 설명이 안 된다”며 “명백한 특혜가 밝혀진 이상 인사청문회를 하는 게 더는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지금까지 2017년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기피한 것은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워서 그런 것이 아닌가”라며 “장관 청문회를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 의혹이 많은 후보도 처음이고,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것도 처음이다. 답변 태도도 아주 불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것이 더 없다. 수사기관이 수사를 통해 밝힐 문제라고 생각한다. 청문회 진행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이후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모두 자리를 떴다.

청문회에 남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의혹 제기 한 것이 맞지 않으니까 퇴장하는 것 아닌가 유감스럽다”며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한 전략을 갖고 청문회에 임하는 것은 복지위 위원으로서 유감스럽다. 일사불란하게 퇴장하는 것은 국민의힘 간사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종성 의원도 “민주당의 정책 질의는 5%도 안됐다”며 “신상 털기와 자녀 의혹만 갖고 하다가 정책 능력이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몸싸움까지 해가며 MRI 파일을 가져간 것은 왜 일언반구 없냐. 바쁜 증인들을 앉혀두고 볼일 끝났다고 퇴장해버리면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청문회 파행 후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료 미제출과 불량한 답변 태도로 더 이상 우리가 밝혀낼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더 이상 청문회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