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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13일 20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22년 01월 14일 01시 42분 KST

“좋은 곡 많이 만들라” ‘폭행·불법촬영 혐의’ 정바비의 첫 공판에서 판사가 덕담을 건네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폭행 혐의만 일부 인정하고 전부 부인했다.

정바비 블로그
작곡가 겸 그룹 가을방학 멤버 정바비.

사귀던 여성들을 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작곡가 겸 그룹 가을방학 멤버 정바비(42·정대욱)의 공판에서 재판장이 “좋은 곡을 많이 만들라”며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성대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성폭력범죄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씨는 앞서 2019년 7월 연인이자 가수 지망생이었던 20대 여성 A씨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정씨가 성적 가해를 입히고 동의 없이 촬영했다며 피해를 호소했고, 결국 이듬해 4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씨는 또 지난해 7월12일부터 9월24일까지 또 다른 여성 B씨를 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씨는 폭행 혐의는 일부 인정했으나, 불법 촬영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변호인이 재판에 앞서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동영상 촬영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다”며 “공소사실 중 B씨의 뺨을 때리고 오른팔을 잡아당긴 것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인한다”고 적혀 있다.

앞서 언급한 덕담 논란은 다음 공판 기일을 정하던 중 재판장이 정씨의 직업을 물으면서 불거졌다. 재판장은 “직업이 작곡가면 K-POP을 작곡하나, 클래식을 작곡하나”라는 질문을 건넸다. 그야말로 재판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대중음악”이라고 답했고, 재판장은 “우리가 알만한 노래가 있나”라고 다시 질문을 건넸다. 정씨가 “아마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하자, 재판장은 “나도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라 물어봤다. 좋은 곡을 많이 만들라”고 덕담까지 건넸다.

공판이 끝난 후 A씨의 변호사는 “성적 가해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에게 ‘좋은 곡을 많이 만들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A씨의 아버지 또한 재판 직후 “수사기관부터 재판부까지 가해자의 입장에서 진행하려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A씨 유족의 고발을 접수한 경찰은 정씨의 불법촬영 혐의는 기소의견, 강간치상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유족의 항고로 B씨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이 A씨 사건을 재수사한 뒤 기소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3월23일이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