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JTBC가 끝내 넘지 못한 '촛불집회 위수령 검토' 왜곡보도 논란의 핵심

JTBC의 반박은 충분한 걸까?

  • 허완
  • 입력 2018.03.27 23:25
  • 수정 2018.03.27 23:33

JTBC가 26일 ‘국방부 촛불 위수령 검토’ 보도는 왜곡이라는 SBS의 지적을 다시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작성한 문제의 ”위수령 문제가 포함된 병력 출동 관련 문건”은 국방부가 ‘촛불 병력 투입’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것이라는 기존 보도 취지를 고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 쟁점에 대한 의문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인 27일 SBS는 ‘취재파일’에서 ”(JTBC 보도 대로) 위수령 발동 검토라면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수사할 대형 사건”이라며 JTBC의 반박을 다시 한 번 반박했다. 

ⓒSBS뉴스

 

왜곡보도 논쟁의 계기  

우선 왜곡보도 논쟁이 불거진 JTBC의 최초 보도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JTBC가 20일 보도에서 언급한 문건은 두 개다. ‘위수령에 대한 이해(위수령 문건)‘와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관련 문제 검토(병력출동 문건)’다. 

당시 JTBC는 ”두 문건이 작성된 것은 지난해 2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릴 때였다”며 ”놀라운 것은 문건을 보면 위수령은 물론, 계엄령 절차와 심지어는 무기 사용 범위까지 검토한 것으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JTBC 보도에서 이 문건들은 국방부가 촛불집회 당시 ‘병력 투입’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검토한 정황 증거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날 보도는 물론, 다음날인 21일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은 한 가지 팩트가 있었다. 바로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23일과 2017년 2월14일에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에 ‘위수령 폐지 검토’ 진행상황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는 것.

앞서 SBS는 이 점을 문제 삼아 ”(JTBC) 기사에는 국방부의 위수령 제도 검토가 이철희 의원의 요구에 따라 촉발됐다는 언급이 한 마디도 안 나왔다”며 ”그러니 시청자들은 ‘군이 자발적으로 촛불집회 진압을 위해 위수령을 검토했구나’라고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SBS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과 2017년 2월, 이철희 의원은 국방부에 위수령 폐지 여부를 검토하라는 서면 요청을 했고, 해당 문건들은 그 검토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국방부가 촛불집회 당시 능동적으로 위수령 발동이나 병력 투입을 검토한 게 전혀 아니라는 문제제기였다.

이로써 국방부가 당시 문제의 문건들을 작성한 계기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JTBC

 

두 개의 국방부 문건은 이철희 의원의 요청 때문에 작성된 것인가? 

JTBC는 26일 “JTBC 취재 결과는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국방부가 이 의원 질의와 무관하게 위수령 문제가 포함된 병력 출동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JTBC는 문제의 ”위수령 문제가 포함된 병력 출동 관련 문건”이 이 의원이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자료가 아니라,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의 지시로 작성된 별개의 문건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즉, 국방부가 촛불집회에 병력을 투입하는 상황을 실제로 염두에 두고 관련 내용을 검토했다는 기존 보도의 핵심을 고수한 것.

JTBC는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로 세 가지 ‘팩트’를 제시했다. 21일 후속보도 및 24일 반박 보도에 나왔던 내용이다.

(* JTBC는 ‘위수령 폐지 의견이 한민구 장관 지시 이후 수정됐다’는 점도 위수령 발동을 검토한 정황으로 삼았다. 그러나 국방부 감사관실은 조사 결과 이는 ”재해·재난 등 상황, 남북간 대치되는 안보현실을 고려해 볼 때 폐지보다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진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① 수도방위사령부는 이 의원의 질의가 있기 전에 이미 병력 증원과 총기사용수칙이 포함된 ‘촛불집회 대비 계획’을 세웠다.  

② ”위수령 문제가 포함된 병력 출동 관련 문건”에 나오는 병력 동원에 대한 내용은 이철희 의원이 답변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한민구 장관이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

③ 두 문건 모두 당시 이 의원에게 제출되지 않았고, 이번달 초에야 국방부가 뒤늦게 이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질의 요청에 대한 답변이라고 볼 수 없다.

JTBC는 “SBS의 주장처럼, 이 의원의 요청으로 국방부가 문건을 작성했다는 건 현재로선, 일부 언론에 전달한 한민구 당시 장관 측 주장이 유일하다”며 SBS의 문제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렇다면 JTBC의 반박은 충분한 걸까? 

ⓒJTBC

 

국방부는 ‘촛불집회 무력진압’을 검토한 것인가?

JTBC가 내놓은 세 가지 근거는 그 자체만 놓고 보면 팩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각각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국방부가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 발동이나 병력출동을 능동적으로 검토한 정황’이라는 JTBC의 보도를 뒷받침 할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JTBC 손석희 앵커는 ”이 사건은 전해드린 것처럼 국회 질의에 따른 국방부의 답변이라는 단선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군과 국방부의 움직임과 관련한 팩트들을 놓치지 않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급한 것 중 하나가 바로 ①에 대한 내용이다. 두 문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작성 주체가 전혀 다른 ‘수방사 문건’이다. 

이 문건은 국방부가 21일 발표한 조사 결과로 처음 공개됐다. ”특이사항으로 수도방위사령부 컴퓨터 파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촛불집회와 관련된 ’○○○ 시위․집회 대비계획(군사대외비, ’16.11.9 생산)’문건을 발견”했다는 게 국방부 조사 결과다.

그러나 국방부는 수방사 문건에 대해 ”시위대가 ㅇㅇㅇ(청와대) 핵심지역이나 군사시설 안으로 진입하는 우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수도방위사령부 차원의 질서유지 관점의 대비계획 성격의 문서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극적 방어 차원의 대응 방법을 검토한 내용일 뿐, 적극적인 시위 진압 또는 이를 위한 병력 투입을 검토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SBS가 27일 전한 문건의 구체적 내용도 이 같은 국방부 감사 결과를 뒷받침 한다. 

SBS는 JTBC가 ‘군의 수상한 움직임’을 뒷받침 하는 정황으로 거론한 이 문건이 실제로는 매우 소극적인 수준의 방어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수방사는 법 기준보다 총기 사용을 제한한 점이 보인다는 게 감사의 결론”이라는 것. ”시위대 대응은 전적으로 경찰 책임 하에서 시행한다”는 지침도 문건에 등장한다. 군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수방사 문건이 ‘촛불집회 병력투입’을 뒷받침 할 충분한 정황증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SBS는 ”시위대의 청와대 경내 진입 시 경비 책임부대의 역할이 어떠해야 할지는 전체 맥락을 보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JTBC가 이 문건을 거론한 건 ”‘초점 흐리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애초 문제가 된 두 문건과는 직접 관련이 없을 뿐더러, 내용을 보더라도 JTBC의 보도는 사실과 멀다는 얘기다. 

 

JTBC가 제시한 두 번째 근거(②), ‘병력출동 문건은 이철희 의원이 요청한 적이 없다’도 부분적인 팩트 만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4일 보도자료에서 ”이철희 의원실의 요청은 ‘위수령 폐지‘에 대한 입장이지,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출동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방부 감사관실도 ‘병력출동 문제’ 검토는 이철희 의원실의 요청과 무관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는 팩트가 맞다.

그러나 JTBC는 계속해서 두 개의 문건을 ”위수령 문제가 포함된 병력 출동 관련 문건”으로 뭉뚱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수령 문건과 병력출동 문건 두 개 모두 이 의원의 질의와는 무관하다고 단정지은 것. 

반면 이 의원은 ”백번 양보 하면” 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위수령에 대한 이해’ 문건은 의원실 질의 답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문건 중 적어도 위수령 문건 만큼은 이 의원의 질의에 따라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는 달리 JTBC는 이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두 개의 문건 모두 ‘질의와는 무관한 별개의 문건’이라고 보도했다. JTBC가 반박보도에 나서기 전까지는 이 의원의 질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밝히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래야 이 의원의 질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 

일단 시간 순서에 따른 사실관계는 분명하다. 이 의원이 촛불집회 당시 두 차례 ‘위수령 폐기 검토’ 상황을 질의했고, 이에 대해 국방부가 두 차례에 걸쳐 ”심층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뒤 위수령 문건이 작성됐다.  

따라서 이 사실을 뒤집을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적어도 위수령 문건 만큼은 이 의원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JTBC

 

그렇다면 병력출동 문건은 어떨까?

SBS는 27일 ‘국방부는 왜 묻지도 않은 병력출동 문건을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국방부 핵심 관계자들의 대답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철희 의원은 위수령 폐지에 대한 국방부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왜 내부 검토 문건에는 병력출동과 무기 사용 문제를 검토했을까? 국방부 핵심들은 ”위수령은 서울시장, 부산시장 또는 도지사가 요청하면 육군참모총장이 발동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병력이 동원된다” ”위수령 존폐를 검토하려면 병력 출동과 병력의 무장 문제는 안 건들래야 안 건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SBS 3월27일)

JTBC가 제시한 세 번째 근거(③), 즉 ‘당시 이 문건들이 이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자료라고 할 수 없다’는 부분도 반박의 여지가 있다.

애초 논쟁의 핵심은 ‘이 의원의 요청이 없었다면 과연 국방부가 이 문건들을 작성했을까?’였다. ③으로는 이 의문이 끝내 해소되지 않는다. 답변자료는 아니라 하더라도,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내부 검토자료였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의원의 요청이 없었다면 문서는 작성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JTBC는 이 논리를 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21일 보도자료에서 ”의원실 요청으로 작성됐다는 문건이 정작 의원실로 제출된 적이 없다. (...) 또한 당시 국방부나 합참에서 의원실로 보내온 답변자료 어디에도 의원실 요청으로 검토했다는 군의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출동 관련 내용은 들어있지도 않다”며 JTBC와 비슷한 논리를 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이 의원의 판단 또는 추측일 뿐, 규명된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SBS가 소개한 ”문제가 될 문건으로 봤으면 제 발로 (이번달 초에) 이철희 의원에게 주지도 않았고 청와대에도 배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이 더 상식적이라고 봐야 한다.  

ⓒPool via Getty Images

 

문제의 문건들은 ‘촛불 진압’의 근거로 충분한가?

결국 모든 논란의 핵심을 하나로 정리하면, 질문은 하나로 수렴된다. 국방부는 촛불집회 당시 병력투입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검토했는가?

JTBC는 문제의 두 문건을 ‘그렇다’는 정황 증거로 보도했고, 그 보도를 고수하고 있으며, ”언론중재위원회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앞으로도 보도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문건 만으로는 단정적으로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 의원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수준을 넘어서 ‘국방부가 촛불시위에 병력을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이를 검토한 증거가 나왔다’는 주장으로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문화일보에 의하면 이 의원은 ”당시 한 장관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출받은 위수령 사문화 및 폐지 필요성 자료와 병력 출동은 별개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한 전 장관에게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보진 않지만 문건 내용을 보면 오해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4일 보도자료에서도 ”실제 병력출동을 위한 조치가 취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친위 쿠데타를 모의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촛불집회가 한창인 때에 군이 질서유지를 핑계로 병력 출동과 관련된 제반 법규를 검토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JTBC의 최초 보도와 비교하면 뉘앙스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 당시에 국방부가 국회 동의없이도 특정 지역에 군 병력을 출동시키는 조치, 즉 위수령을 검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국방부가 병력 출동 관련 문제를 검토했던 문건을 JTBC가 입수했습니다. (JTBC 3월20일)

JTBC는 ‘놀랍다’는 표현도 썼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문건을 보면 위수령은 물론, 계엄령 절차와 심지어는 무기 사용 범위까지 검토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문건을 만든 목적이 무엇인지 국방부 감사관실이 집중 조사 중입니다. (JTBC 3월20일)

국방부 감사관실은 그 ”집중 조사” 끝에 ”군병력 투입이나 무력진압 관련 논의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진술은 없었다”고 21일 결론 내렸다. 다음날인 22일에도 거듭 ”상식적으로 그 당시 상황이 위수령이 발동될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위수령에 의한 병력 동원의 검토, 그런 것은 없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SBS뉴스

 

실제로 두 문건을 살펴보더라도 이게 위수령 발동이나 병력출동을 실행하기 위해 작성한 문건이라고 추론하기는 쉽지 않다. 각각 3페이지와 4페이지에 달하는 문건 내용 곳곳에는 ‘촛불집회에 위수령을 발동하거나 병력을 출동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문구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먼저 위수령 문건을 보자. ‘위수령의 성질’ 항목에는 ”위수령은 육군 각 부대의 질서유지(경비)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근거”일 뿐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과거의 잘못된 사례 때문에 오해되는 경우가 많지만 ”주둔하는 분대의 경비에 관한 규정”이지, 시위 진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규정이 아니라는 것.

또 위수령이 발동되면 ‘현행범의 체포나 경찰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민간인을 체포할 수도 있으나 이 같은 목적의 병력출동을 위해서는 ”서울특별시장 부산시장 또는 도시자”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서울시장은 물론 박원순 시장이다. 

또 설령 이런 경우에도 출동한 병력의 임무는 ”(경찰의) 치안유지 활동에 보충적 역할을 하는 데 그쳐야 한다”고 되어 있다. 군 병력이 주도적으로 촛불집회를 진압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병력출동 문건도 살펴보자. 이 문건에는 비상계엄, 위수령, 부대직제령 등 각각의 상황에 따른 병력출동 법적 근거를 차근차근 검토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중 위수령에 의한 병력출동은 ”위법이라는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사후 불법행위 책임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이 문건은 결론 내렸다.

이 의원이 밑줄까지 그어가며 강조한, 아마도 가장 논쟁적으로 보일 수 있는 단락은 이 부분이다.

△ 군 입장에서는 위수령 또는 부대직제령에 의한 광역자치단체장의 요청 있을 경우에 대비하여 병력출동 부대 및 그 규모, 무기 휴대범위, 행동 준칙, 경찰과의 임무 분장 및 지휘체계 등에 대한 사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 함.

△ 다만, 그 비상사태가 군의 경찰 보충적 치안유지 활동만으로는 질서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행자부 장관과 협의하여 계엄령이 선포되도록 한 후, 법적 여건이 보장된 상태에서 질서유지를 위한 병력출동을 하는 것이 타당  

그러나 이 역시도 문서의 전체 맥락을 살펴보면 ‘임박한 작전계획’에 대한 내용이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항목의 경우, ‘위수령에 따른 병력출동이 법적으로 가능하긴 하지만 과거의 잘못된 사례도 있고 명확하지 않은 규정 때문에 해석에 혼선이 있으니 미리 기본적 원칙 정도는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두 번째 항목은 풀어서 쓰면 이렇다. ‘위수령에 따라 출동한 군병력은 경찰을 보조하는 역할만 할 수 있다. 이를 넘어서는 개입은 법에 허용되지 않으니 군병력의 적극적 활동이 필요할 만한 상황이 되면 계엄령을 선포하도록 하는 게 원칙에 맞다.’

‘오해의 소지가 있었으니 적절하지 않았다‘와 ‘촛불 진압 계획을 검토했다’는 분명 다르다. 실제로 국방부는 촛불집회 진압을 검토했는가? 사실관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시청자들의 오해를 살만한 보도는 아니었나?

이 무거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 #국방부 #SBS #JTBC #위수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