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조슈아 웡 "국가보안법 통과로 더 많은 홍콩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것이다"

[허프인터뷰] 조슈아 웡과 홍콩 민주화시위 1년의 타임라인

6월 9일이면 홍콩 거리에서 민주화시위가 시작된 지도 1년이 된다. 시위는 범죄인 인도 조례가 ‘하나의 중국’에 반대하는 정치범들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격렬한 몇 달이 이어지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9월, 마침내 이 법을 공식 철회했다.

2019년 7월 7일 몽콕지구에서 행진하는 시위대
2019년 7월 7일 몽콕지구에서 행진하는 시위대 ⓒVIVEK PRAKASH via Getty Images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계속 거리로 나왔다.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하라는 것이다. ‘5대 요구‘는 범죄인 인도법 철회, ‘폭도’ 관련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경찰 폭력 피해 사건에 대한 완전히 독립된 조사위원회 구성, 직선제 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시위는 특히 지난 11월 구의원 선거를 앞두고  ‘준전시’ 사태에 이를 정도로 격화됐다. 선거에서는 홍콩 독립 성향의 범민주 진영이 의석의 90% 가까이를 휩쓰는 결과가 나왔고, 이같은 결과를 즉시 반영한듯 경찰은 대학생 시위대 바리케이트에 대한 강경대응을 중단했다. 분위기가 다시 평화 시위로 전환된 상황에서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면서 다시 주말 집회가 재개되던 지난 5월,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홍콩에 중국 공안 요원들을 상주시키며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와 활동’을 단속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 안보교육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법이다.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의 중국 전인대 표결을 나흘 앞둔 5월 24일, 홍콩 시내 반대 집회에 모인 사람들
홍콩 국가보안법의 중국 전인대 표결을 나흘 앞둔 5월 24일, 홍콩 시내 반대 집회에 모인 사람들 ⓒAnthony Kwan via Getty Images

이제는 20대 정치인이 된 ‘우산혁명’의 조슈아 웡도 지난해 여름 다시 거리로 나와 지금까지 시위대와 함께 하고 있다. 시위 1년, 소기의 성과는 거뒀지만 이제 다시 국가보안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그는 민주화운동의 갈 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일 허프포스트코리아가 조슈아 웡과 전화 인터뷰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5월 22일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5월 22일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ANTHONY WALLACE via Getty Images

- 일주일 후면 민주화시위를 시작한 지 1년이 된다. 이렇게 오래 이어질 거라 예상했는지.  

= (1년이 되었지만) 국가보안법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다시 거리로 나올 것이다.

이만큼 오래 시위가 이어져 왔다는 것은 곧 베이징(중국 정부)이 시위를 그만큼 진압해왔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지난해 여름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체포된 시민의 수가 거의 1만명 가까이 된다. 홍콩 인구가 740만명 정도라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수다. 집회에 나왔다가 체포된 인원이 홍콩 감옥 전체 수감자 수보다 많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 미국 매체 ‘바이스’에 민주화 운동가 글래시어 퀑과 함께 쓴 기고문에서 ”홍콩 보안법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 우선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도입하는 보안법이 2019년에 중국이 밀어붙이던 범죄인 인도법보다 심각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두 번째로, 미국을 비롯해 외신들이 일반적으로 다루는 것처럼 이번 일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이것은 민주주의와 전제 정치의 싸움이다. 쉬운 예를 들어, 보안법이 시행된 후에도 홍콩에서도 페이스북, 구글, 왓츠앱을 계속 자유롭게 쓸 수 있을까? 답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조슈아 웡은 1일, 서울에서 열린 홍콩 보안법 반대 집회 사진과 함께 ”한국의 과거 40여년이 지금 홍콩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면서 ”먼저 (아픔의) 길을 걸었던 민주와 자유의 한국이 홍콩의 승리를 향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 그동안 종종 한국의 정치인들, 시민들에게 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왔다. 평범한 한국인들이 홍콩을 지지하고 싶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가?

= 이번주 중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릴 계획이다. 그 청원에 서명을 받아, 한국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를 깨려는 중국에 대해 우려된다는 내용의 성명 혹은 결의안을 내주거나 보안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주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 6월 4일은 중국 천안문 민주화시위 31주기다. 홍콩 경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이날 천안문 희생자 추모 집회를 금지했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 우리는 계속해서 국내외로 동참을 요구하며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천안문 학살 31주기인 그 날에도 모여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 보안법 통과 후 홍콩인들이 대만 등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려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정말로 사람들이 지금 홍콩을 떠나고 있는 건가?

= 아니다. 대만 복수국적을 가진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 뉴스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 보안법 초안이 통과된 이 시점에서 정치인으로서 당신의 다음 계획은.

= 법 시행을 막을 방법을 생각하는 중이다. 지난해 여름, 수백만 시민이 거리로 나온 덕분에 범죄인 인도법이 9월에 마침내 철회될 수 있었다. 더 많은 홍콩 시민들을 이 운동에 동참하게 하고, 또 베이징에도 꾸준히 압력을 보낼 것이다.

 

- 마지막으로, 당신이 계속해서 민주화운동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가.

= 홍콩이 내게 희망을 준다. 경찰의 시위 탄압에도 불구하고 최전선에서 대항하는 모습이 매우 감명 깊고, 나를 고무시킨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조슈아 웡 #스포트라이트 #홍콩 국가보안법 #홍콩 #중국 #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