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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는 어떤 인물인가?

해리스가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최초의 흑인 부통령이 된다.

  • 허완
  • 입력 2020.08.12 10:31
  • 수정 2020.08.12 13:06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검사 출신으로 2016년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검사 출신으로 2016년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TOM WILLIAMS via Getty Images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77)이 11일(현지시각)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이 된다.

해리스는 앞서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바이든과 경쟁했으며, 경선에서 하차한 이후 일찌감치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바이든은 트위터로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겁없는 전사이자 미국 최고의 공직자 중 하나”인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해리스는 앞서 바이든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세 가지 기준(▲ 언제든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어있고, ▲ 주요 이슈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 여성)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55세인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부친과 인도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와 버클리에서 자랐고, 역사적으로 흑인 대학으로 알려진 하워드대학(워싱턴DC)을 졸업한 이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법학을 공부해 검사가 됐다.

검사로 경력을 쌓아온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법무장관) 등을 지냈고, 2016년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다. 그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등에서 날카로운 질의를 선보이면서 이름을 알렸다.

 

정치인으로서는 비교적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해리스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TV토론에서 1970년대에 바이든이 인종 분리 폐지에 대해 취했던 입장을 맹렬히 공격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토론에서의 활약으로 한 때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선전했지만 주 검찰총장 시절의 이력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지지율이 다시 하락했고, 선거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자 끝내 경선에서 하차한 뒤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경선 초반 해리스는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같은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웠지만, 그의 정치적 성향은 바이든과 가까운 중도로 분류된다. 

바이든으로서는 이념이나 성향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해리스가 가장 안전하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사진) 카말라 해리스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바이든과 경쟁했고, 레이스에서 하차한 뒤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자료사진) 카말라 해리스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바이든과 경쟁했고, 레이스에서 하차한 뒤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ImageSPACE/MediaPunch/MediaPunch/IPx

 

해리스가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인물인 탓에 상원의원만 거의 40년을 한 바이든의 노쇠한 이미지를 보완할 수 있고, 바이든이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흑인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흑인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왔지만,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로 끝났던 2016년 대선은 그리 좋지 못했다. 이 선거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투표율이 감소한 선거로 기록됐다.

해리스는 경선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형사사법 체계의 개혁을 핵심 쟁점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전국적으로 번진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로 그 어느 때보다 큰 화두로 떠오른 문제 중 하나다. 해리스는 민주당이 발표한 경찰개혁안 마련 작업에도 관여했다.

바이든의 측근들 중에는 해리스가 TV토론에서 바이든을 몰아세웠던 장면을 떠올리며 ‘너무 드세고, 너무 야심만만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같은 ‘평가‘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러나 바이든은 거꾸로 해리스의 ‘전투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77세인 바이든은 당선될 경우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이 때문에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연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바이든 스스로도 자신은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을 ”연결”하는 ”과도기” 후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게 되면 이제 공식으로 ‘2인자’로 지명된 해리스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자료사진) 카말라 해리스가 바이든과 함께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최초의 흑인 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자료사진) 카말라 해리스가 바이든과 함께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최초의 흑인 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ASSOCIATED PRESS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해 민주당 안팎에서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실제로도 그렇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를 통틀어 주요 정당에 의해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여성은 딱 세 명 뿐이었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 사라 페일린, 1984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 제럴딘 페라로가 바로 그들이다. 세 명 모두 당선에는 실패했었다.

또 해리스는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아이비리그’ 졸업생이 아닌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이자 ‘흑인대학의 하버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하워드대학 출신으로는 최초의 대통령·부통령 후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하며 ”이 나라에 기쁜 날”이라고 밝혔다.

″나는 해리스 상원의원을 오랫동안 알아왔다. 그는 이 직책에 준비되어 있고도 남는 인물이다. 그는 우리의 헌법을 수호하고 공평한 기회를 원하는 보통사람들을 위해 싸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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