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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해리스의 첫 연설 메시지 : '코로나 사태 이 지경으로 만든 건 트럼프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과 부통령 러닝메이트 카말라 해리스가 역사적인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 허완
  • 입력 2020.08.13 11:20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첫 공동 연설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윌밍턴, 델라웨어주. 2020년 8월12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첫 공동 연설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윌밍턴, 델라웨어주. 2020년 8월12일. ⓒASSOCIATED PRESS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과 맞붙을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 전날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가 12일(현지시각) 처음으로 함께 연설에 나섰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와 초유의 경제 위기를 초래한 트럼프 정부의 리더십 부재를 언급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리더십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해리스가 말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보다 자기 자신을 더 신경쓰는 사람이 지금 대통령으로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을 오히려 해결하기 더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습니다.”

해리스는 ”지금은 미국에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 경제, 건강, 자녀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이번 세기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 뿐만 아니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또 ”인종주의와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고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해리스가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부통령)의 실패한 정부를 받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꼭 83일 뒤에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기회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전날(11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는 이날 연설에서 '실패'한 트럼프 정부를 교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날(11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는 이날 연설에서 "실패"한 트럼프 정부를 교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OLIVIER DOULIERY via Getty Images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부통령,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될 해리스는 바이든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소개하는 데에도 연설의 일부를 할애했다. 

해리스는 캘리포이나주 법무장관 시절 바이든의 아들 보 바이든(델라웨어주 법무장관, 2015년 사망)과 ”거의 매일” 통화를 해가면서 주택압류 위기사태를 초래한 ”거대 은행”에 함께 맞섰던 일을 떠올렸고, 보 바이든을 통해 조 바이든의 인간적이고도 이타적인 면모를 알아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더 나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찾아 ”지구 반대편”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가 1960년대 시민권운동 시위 현장에서 만난 자신의 부모를 소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부당한 게 있으면 불평만 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가르쳤던 모친 덕분에 자신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해리스는 말했다.

바이든 및 그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 ‘보통의 사람들’을 위해 싸워왔던 경력을 잠시 언급한 뒤, 해리스는 다시 트럼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카말라 해리스는 상원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의회 청문회 등에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정부 당국자들을 공격적으로 몰아세우며 이름을 알렸다.
카말라 해리스는 상원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의회 청문회 등에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정부 당국자들을 공격적으로 몰아세우며 이름을 알렸다.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그는 우선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얘기를 꺼냈다.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은 자신들이 할 일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사망자는 두 명 뿐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리더십이라는 겁니다. 지금 우리 상황과 한 번 비교해보십시오.”

해리스의 비교는 이어졌다.

″다른 나라들이 과학을 따르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자신이 폭스뉴스에서 본  기적적인 치료제를 띄웠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확진자 증가 그래프의) 곡선을 평평하게 만든 반면, 트럼프는 바이러스가 그저 휙 하고 ‘마법처럼’ 사라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할 때 우리는 어떻게 했습니까? 다시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실패가 지금의 코로나19 재앙을 초래했다고 단호하게 못박았다.

″이 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다른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미국에 최악의 피해를 끼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맨 처음부터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 실패한 트럼프 정부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는 걸 거부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놓고 오락가락 했고, 자신이 전문가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망상적인 믿음에 사로잡혔습니다. 이 모든 게 바로 지금 미국에서 80초마다 한 명씩 코로나19로 숨을 거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조 바이든과 부인 질 바이든(왼쪽), 카말라 해리스와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가 서로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날 공동연설은 청중 없는 체육관에서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 바이든과 부인 질 바이든(왼쪽), 카말라 해리스와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가 서로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날 공동연설은 청중 없는 체육관에서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ASSOCIATED PRESS

 

이날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언론인과 선거캠프 직원들, 두 사람의 배우자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바이든의 어릴 적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등학교 실내체육관은 청중들의 함성이나 박수 하나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역사적인 순간의 의미가 퇴색될 수는 없었다.

″오늘 아침, 이 나라 각지에서 어린 소녀들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바이든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 안에서 무시당하고 경시된다고 자주 느끼는” 검은 피부와 갈색 피부를 가진 어린 소녀들을 특별히 떠올렸다.

″하지만 어쩌면 오늘 이 아이들이 처음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게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의)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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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020 미국 대선 #조 바이든 #카말라 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