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8월 21일 15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8월 21일 15시 05분 KST

[민주당 전당대회] "이 어둠의 시절을 끝내겠다" : 조 바이든이 대선후보직을 수락했다

조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단합할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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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직 수락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어둠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2020년 8월20일.

조 바이든이 20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당대회 마지막날,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직을 공식으로 수락했다. 그의 수락연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단합’이었다.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어둠”을 몰고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미국을 다시 하나로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제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겠지만, 저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바이든이 말했다. ”저는 저를 지지한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너무나도 오랫동안 어둠으로 뒤덮었다”고 했다. ”너무 많은 분노”와 ”너무 많은 공포, 너무 많은 분열”을 초래했다고 했다.

″저에게 대통령직을 맡겨주시면 저는 우리의 가장 나쁜 면모가 아니라 가장 좋은 면모에 의지할 것입니다.” 바이든이 말을 이었다. ”저는 어둠이 아니라 빛의 동맹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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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1973-2009년)과 부통령(2009-2017년)을 지낸 조 바이든이 마침내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바이든은 미국이 현재 ”네 가지의 역사적인 위기들”을 겪으며 ”한 번도 마주한 적 없었던 어려운 순간”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100여년 만의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인 코로나19 팬데믹,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196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인종 불평등 위기,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자 점증하는 위협”인 기후변화의 위기다.

″팩트만 가지고 이 대통령을 평가해봅시다.” 바이든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구상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압도적으로 최악”인 현실, 즉 500만명 넘는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수와 17만명 넘는 코로나19 사망자수를 언급했다.

“5000만명 넘는 사람이 올해 실업수당을 신청했습니다. 1000만명 넘는 사람들이 올해 건강보험을 상실하게 됩니다. 소상공인 6명 중 1명이 올해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 대통령은 이 나라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는 미국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바이든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국민 여러분,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트럼프와는 달리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가장 먼저 ”너무나도 많은 삶을 황폐하게 만든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말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기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말했다. ”기적은 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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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지자들은 차량에 탑승한 채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체이스센터 외부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이날 행사를 지켜봤다. 윌밍턴, 델라웨어주. 2020년 8월20일.

 

바이든은 ”이 모든 시간이 지났음에도 대통령에게는 여전히 계획이 없다”며 ”나에게는 있다”고 했다.

″우리는 결과가 즉각 나오는 검사를 개발하고 배포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 필요한 의료장비와 보호장구들을 만들 것입니다. 바로 여기, 미국에서 만들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손을 벌려야 하는 일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는 이 약속을 드립니다. 저는 미국을 보호할 것입니다. 저는 보이는, 보이지 않는 모든 공격으로부터 여러분들을 지킬 것입니다. 항상. 어떠한 예외도 없이. 언제든지 말입니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의 분열적인 레토릭이 미국에 끼친 영향을 부각했다. 이를 위해 바이든이 끄집어낸 건 2017년 ”네오나치와 KKK 단원” 같은 백인 우월자들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인 시위였다.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도 핵심적으로 언급했던 사건이다. ”그 때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양쪽에 모두 매우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건 우리나라로서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습니다.” 바이든이 말했다. ”그 순간 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부친은 침묵은 곧 공모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침묵하거나 공모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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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은 1988년, 2008년에 이어 자신의 세 번째 대선 도전 끝에 마침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다.

 

바이든은 다소 모호한 수준에서나마 몇 가지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일자리, 존엄성, 존중,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경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인프라 재건으로 경제 성장의 기초를 다지고, 제조업과 테크 분야에서 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오바마케어’를 확대해 의료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약속했고, 21세기 일자리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고 학비나 학자금대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교육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위기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기회”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이를 위해 상위 1%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 철폐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밖에도 ”경제에 힘을 불어넣고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는 이민 시스템”, ”새롭게 강화된 노동조합”, ”여성 동일임금”,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 만큼의 임금상승” 등을 이뤄내겠다고 바이든은 약속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19 속에서 자리를 지킨) 필수 인력들을 그저 추켜세우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마침내 (정당한 임금을) 그들에게 지불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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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과 그의 아내 질 바이든, 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와 그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나흘 동안 이어진 전당대회를 마무리하며 함께 인사하고 있다. 2020년 8월20일,

 

그러나 다른 그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는 ”미국의 정신”을 지켜내기 위한 ”전투”라고, 그는 강조했다.

″저는 미국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고 늘 믿어왔습니다. 바로 ‘가능성’이라는 단어입니다. 미국에서는 누구에게나, 누구에게나 각자의 꿈과 신이 주신 능력에 따라 최대한 나아갈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져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지금의 어려운 시기, 트럼프 정부가 상징하는 ”어둠의 시절”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단합된 미국(united America)” 뿐이라고 말했다. ”이 나라는 위대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훌륭하고 품위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게 바로 미합중국입니다. 우리가 함께할 때 우리가 이루지 못할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바이든의 말이다.

″역사는 사랑과 희망, 빛이 이 나라의 정신을 지켜내기 위한 전투에 함께함으로써 오늘 밤 이곳에서 미국의 어두웠던 시기가 끝났다고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바이든이 연설을 마무리하며 말했다. ”우리는 함께 이 전투에서 승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