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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조 바이든의 대선 필승전략 : '反트럼프 연합전선'

민주당은 바이든이 진보, 중도, 공화당원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공식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이틀째인 18일, 조 바이든이 시민들과 건강보험을 놓고 화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공식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이틀째인 18일, 조 바이든이 시민들과 건강보험을 놓고 화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SSOCIATED PRESS

미국 민주당이 1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을 20202 대통령선거에서 당을 대표할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민주당은 바이든이 거의 모든 종류의 유권자들, 즉 진보, 중도, 이탈한 공화당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므로 그가 미국을 통합할 적임자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민주당이 말하는 ‘통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힘을 모으자는 느슨한 ‘반(反)트럼프 연합전선’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까지 행사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간 일관성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건강보험이 없어서 고생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가 소개되더니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공화당)이 등장해서는 바이든이야말로 이 나라를 안전하게 만들 인물이라고 말했고, 끝으로 바이든의 아내 질 바이든이 나와 바이든 가족이 겪었던 시련과 회복력에 대한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이처럼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뚜렷한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을지는 모르지만, 사실 각각의 순서들은 모두 바이든이 서로 다른 유권자층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마련된 것들이었다.

조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직후, 바이든과 그의 아내 질 바이든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직후, 바이든과 그의 아내 질 바이든이 발언을 하고 있다. ⓒDemocratic National Convention via ASSOCIATED PRESS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당, 뉴욕)은 전당대회 절차에 따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을 후보로 지명하면서 강력한 진보적 정책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짧은 연설 시간 동안 ”인종 불평등, 식민화, 여성혐오,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로 인한 상처를 자각하고 치유하기 위해 분투”한 ”수많은 사람들의 운동(movement)”을 기념했다.

바로 그 다음 순서로는 소속 정당을 떠나 바이든과 오랜 우정을 쌓았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 애리조나)을 기념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바이든의 친구인 매캐인은 ”오바마케어를 구해낸” 인물로 소개됐다. 2017년 표결에서 그가 공화당의 당론을 거스르며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그 다음에는 존 케리 전 국무장관(민주당)이 등장해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는 건 친선을 위한 미션이 아니고 실수 모음(blooper reel)이다. 그는 우리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독재자에게 러브레터를 쓴다.”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염두에 둔 듯 말했다. ”미국은 웃음거리가 되는 대통령이 아니라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대통령을 가질 자격이 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인물들 중 아마도 가장 논쟁적인 연사였을 파월은 군인 가족들에게 바이든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우리나라에는 우리 병사들을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는 그런 군통수권자가 필요하다.” 파월이 말했다. ”바이든에게는 그걸 가르칠 필요가 없다. 다른 수백만 군인 가족들처럼 (바이든이) 사랑하는 아들을 전쟁터에 보냈고, 아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했던 경험에서 그냥 나오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존 케리(민주당)가 연설을 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존 케리(민주당)가 연설을 하고 있다. ⓒDemocratic National Convention via ASSOCIATED PRESS
부시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콜린 파월(공화당)도 연사로 등장해 조 바이든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부시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콜린 파월(공화당)도 연사로 등장해 조 바이든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ASSOCIATED PRESS

 

온건한 공화당원들과 트럼프에게 실망한 공화당원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시도는 전당대회 첫째날에도 있었다. 공화당 정부 당국자들이 연사로 나섰고,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지정당을 바꿨다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틀째 전당대회에서 정책에 관한 내용은 모호한 수준으로만 언급됐다.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렌에서부터 (조) 맨친과 (마크) 워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단합할 것이며 우리의 단합은 이 나라에 대담하고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날 밤 전당대회 프로그램의 문을 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뉴욕)가 진보 성향과 중도 성향인 상원의원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말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건강보험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또 그는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강력하고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당내에서 가장 논쟁이 뜨거웠던 정책 이슈에 대한 이견을 일단 봉합한 것이다.

허프포스트가 앞서 보도한 것처럼, 민주당은 화석연료 산업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철폐하겠다던 문구를 공약집에서 삭제했다.

연사로 참여한 애디 바칸.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그는 경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렌을 지지했다.
연사로 참여한 애디 바칸.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그는 경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렌을 지지했다. ⓒASSOCIATED PRESS

 

이날 연사 중에는 진보적 정책인 ‘메디케어 포 올(전국민 단일 건강보험)’을 지지하는 활동가 애디 바칸도 있었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을 앓고 있는 그는 경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렌을 지지했었다. 바이든이 반대하는 전국민 단일건강보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바칸은 우회적으로 이를 언급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데도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이라는) 이런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바칸이 말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용 상태나 보험금 지불 능력과는 무관하게 필요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허프포스트US의 Democrats Make The Case That Joe Biden Can Be All Things To All Peopl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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