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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는 21년째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수천만원을 기부하는 사람이 있다

'얼굴 없는 천사'라 불리는 50대 남성은 올해에도 소년소녀가장들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다.

전주 얼굴없는 천사가 두고 성금과 글 <a href='http://www.hani.co.kr/arti/area/honam/976377.html#csidx7819182122152019eb78bc8ed80d9cc'></div></a>
전주 얼굴없는 천사가 두고 성금과 글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올해도 어김없이 21년째 이어졌다.

전주시는 29일 “한 50대 남성이 ‘이날 오전 11시24분께 완산구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 주변 골목길에 A4용지 상자를 놓아두었다. 코로나로 어려운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이 현장을 확인해보니 실제 상자가 있었고 안에 돈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해마다 연말이면 선행을 베풀어온 얼굴없는 천사가 코로나19 사태와 지난해 발생한 절도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사랑을 실천한 것이다.

상자 속에는 7012만8980원(5만원권 1400장, 500원 138개, 100원 동전 575개, 50원 24개, 10원 128개)과 함께 “지난해 저로 인한 소동이 일어나서 죄송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라는 글이 적힌 종이가 들어 있었다.

‘얼굴없는 천사’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째, 21차례에 걸쳐 기부한 액수 6억6850만4170원을 더하면, 전체 누적액은 7억3863만3150원으로 늘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와 천사시민들이 베푼 온정과 후원의 손길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VectorStory via Getty Images

앞서 지난해 12월30일 고교 친구사이인 30대 중반 2명이 노송동주민센터 뒤편에 얼굴없는 천사가 두고 간 기부금 6016만3510원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을 수상하게 여겨 차량번호를 적어둔 주민의 제보로 범인들은 4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지난 6월 항소심에서 이들은 징역 1년6개월과 1년을 선고받았다.

전주시는 얼굴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확산하도록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없는 천사의 비’를 2009년 12월 세웠다. 주민들은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을 본받자는 뜻에서 숫자 천사(1004)를 본따서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정하고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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