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퇴근하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20대 남성 A씨의 범행 후 정황이 포착됐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강탈한 혐의에 시신 은닉 미수와 절도, 신용카드 부정 사용, 사기 혐의 등을 더해 2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넘긴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이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A씨는 범행 후 5시간 만에 현장을 다시 찾았다. 그는 시신을 5m가량 옮기다 현장에서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신을 감추기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무거워 결국 옮기지 못하고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범행 후 피해자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여성 B씨를 살해 후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그는 무직 상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자신의 명의로 된 차를 가지고 있는 점 등을 보아 생활고가 아닌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씨는 인터넷방송 여성 BJ들에게 고가의 선물 공세를 하는 등 큰손 행세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출까지 받으며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여성의 아버지는 KBS 인터뷰에서 ”만약 내 딸이 아니었어도, 누군가 그곳을 지나갔다면 범죄 피해자가 됐을 것”이라며 ”이러한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상공개와 엄벌을 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