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바닷가에서 한국의 기상관측장비가 발견됐다. 태풍으로 유실돼 태평양을 표류한 지 5년 8개월 만이다. 해양수산부가 수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미국연안에 도달하는 데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상청은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가 지난 6일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곶(Cape Mendocino)에서 한국 기상청의 파고 부이(파도의 높이를 측정하는 해상기상 관측장비)를 발견해 알려왔다고 29일 밝혔다. 이 부이는 제주도 서귀포에 설치돼 있던 것으로, 2014년 7월31일 제12호 태풍 ‘나크리’ 북상 때 유실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유실된 부이가 몇 년 후 다른 국가에서 발견된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태평양에서 시계방향으로 순환하는 아열대 해류를 따라 태평양을 횡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캘리포니아 멘도시노까지 거리는 약 9065㎞로, 태풍이나 주변을 지나는 선박 영향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하루에 약 4.4㎞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2013년 8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한국 해양수산부는 이 오염수가 미국 연안에 도달하는 데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번 부이 발견은 이런 예상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흘러 10년 뒤쯤 한국 연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