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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리자 슈뢰더 전 총리 부부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항의했다

슈뢰더는 재임 중 나눔의집을 방문하는 등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와 그의 부인 김소연씨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와 그의 부인 김소연씨 ⓒ뉴스1

독일 베를린 미테구가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결정하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항의의 뜻을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들을 상징한다.

슈뢰더 전 총리의 부인인 소연 슈뢰더-김(김소연)씨는 11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슈테판 폰 다쎌 베를린 미테구청장 앞으로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서한에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면서 ”저는 귀 구청의 결정을 결코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은 잔인한 폭력의 희생자로 고통받은 소위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저버리는 반역사적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이제 몇 분 되지 않는 고령의 생존자들과 만났다”며 ”일본 정부가 이러한 잔인한 전쟁 폭력의 역사를 청산하기는 커녕 오히려 침묵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역사를 망각하는 처사다. 저는 베를린 미테구청이 독일 외교부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일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씨는 ”독일은 나치의 역사를 청산함으로써 전 세계의 존경을 받고 있다. 독일 관청이 일본의 전쟁 범죄를 은폐하는데 가담해서는 안 된다”며 ”독립된 시민단체는 일본의 전쟁 범죄를 공개적으로 알리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는 남편과 함께 베를린 미테구가 평화의 소녀상 허가를 그대로 유지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한 김씨는 서한 말미 슈뢰더 전 총리가 재임 중이던 2017년 나눔의집 방문 당시 방명록에 적은 “이렇게 큰 고통을 당한 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흐른다”는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계 시민단체 ‘코리아 협의회’(Korean Verband)는 베를린 미테구에 평화의 소녀상과 과거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서술한 비문을 설치하고 지난달 28일 제막식을 열었다.

독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건 세 번째지만, 이번엔 사유지가 아닌 베를린 시가 관리하는 공유지에 설치됐다.

이에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1일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에게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다. 이후 베를린 미테구청은 7일 ‘당국에 설치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14일까지 평화의 소녀상을 치우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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