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 남성이 무릎을 꿇고 엎드린 모습의 ‘속죄상’이 한일 양국에서 논란인 가운데 이를 설치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장이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29일 중앙일보에 일부 조형물 철거 요구와 항의 및 협박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말도 안 되고 치울 계획도 없다. 개인적인 일로 정부나 외부 기관에서 관여할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못마땅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김 원장은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자생식물원 잔디광장(강원도 평창 소재)에 ‘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라는 이름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다음 달 10일에는 제막식도 열고, 10월에는 아베 신조 정권을 비판해 온 일본 저항작가 아이다 마코토와 공동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속죄상 논란’에 제막식은 취소되고 전시회는 열릴 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속죄상을 식물원에 그대로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여러 차례 말했던 것처럼 조형물이 아베 총리라고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며 “조형물이 철거되거나 치워지는 것보다 나를 먼저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속죄상을 두고 한일 양국에서 의견이 분분한 것에 대해 김 원장은 “일본은 하나가 돼서 우리 국민을 둘로 갈라놓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그저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식물원에 왔다가 자연스럽게 조형물을 보고 과거 우리 역사를 알고 가는 것에 만족한다”고 매체에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뉴스1에도 ‘철거 불가’ 방침을 재차 언급하며 “‘윤미향 사태와 같이 돈이나 벌어먹으려고 조형물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오해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 받고 괴롭다”며 “왜곡된 보도만 보고 욕하지 말고 직접 이곳에 와서 조형물을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속죄상의 남성이 아베 총리를 묘사한 것은 아니냔 질문에 “조형물의 남성은 멋지게 생겼다”면서 “아베 총리를 생각하고 조형물을 설치한 것이 아닐뿐더러 아베와도 닮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