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내년 직접 방위비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5조엔(약 50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8일 보도했다. 최근 남북간, 북미 간 대화가 진전되면서 동북아 긴장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일본만 유독 북한 위협 등을 전제로 사상최대 규모로 군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마이니치는 이날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시작되는 5년간의 차기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중기방)에서 직접 방위비 증가율을 현행 0.8%에서 1%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직접 방위비는 전체 방위예산에서 주일미군 오키나와 주둔에 따른 주민 보상비 등 방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항목을 제외한 것이다.
방위성은 중국의 군비 확장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위대 장비의 고액화 등을 방위비 증액을 재무성에 요구하는 이유로 들었다. 차기 중기방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위협을 이유로 2000억엔을 넘는 지상 배치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2기 배치, 1대당 100억엔을 넘는 차세대 전투기 F-35 ‘라이트닝2’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의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일본의 직접 방위비는 1997년 4조9412억엔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3년부턴 10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가 재집권한 이듬해인 2013년부터 6년 연속 증가하며, 올해는 4조9388억엔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