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04월 28일 16시 21분 KST

두 여자 축구 선수가 운동선수가 정혈 중 겪는 고충을 해결할 '스포츠 정혈(생리) 흡수 사각팬티'를 만들었다

기능성이면서 젠더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쿨하고 멋있는 제품을 목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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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야마(왼쪽)과 시모야마다(오른쪽)

많은 여자 운동선수 정혈(생리) 중 정혈대(생리대) 착용을 고민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탐폰 등 삽입 형태의 정혈 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선수도 많다. 연습이나 경기 중 격렬한 움직임으로 정혈대가 빠지거나 새는 등 여러 고충이 있다. 여자 축구 선수 팀 ‘스피다 세타가야 FC’의 소속 시모야마다 시호 선수도 경기 중 정혈대가 빠져서 떨어뜨린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 번은 경기 중 골문 앞에 상대 선수가 쳐들어와 위기를 맞았을 때 정혈대가 떨어지려 했다. 당황해 한 손으로 정혈대를 잡으면서 어떻게든 상대의 슛을 막았다.” 시모야마다의 말이다. 

정혈대는 구겨져 유니폼 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어 있었고 그는 상대의 슛을 막은 후, 정혈대를 바지 틈새에서 끄집어내 경기장 밖에 내던졌다. 그리고 왕복 달리기 연습 중에도 정혈대가 빠진 적이 있었다. 운동선수는 이런 경험을 자주 겪는다.  전 축구 선수 우치야마 호나미도 시합 중 경기장 내외에 떨어져 있는 정혈대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운동선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문제 제기하는 회사, ‘레볼트’를 설립했다

일상생활 중 정혈대가 빠지는 일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시모야마다는 ”격하게 몸을 움직이고, 유니폼이 땀에 절여질 정도로 뛰는 상황에서 정혈대는 흡수력을 잃거나 더 쉽게 빠진다”고 설명했다. 시모야마다와 우치야마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운동선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문제 제기를 하는 회사, ‘레볼트’를 설립했다. 그들은 제일 먼저 정혈을 하는 선수가 좀 더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정확히 그 무렵 일본에서도 흡수형 위생 팬티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흡수형 팬티는 팬티 자체가 혈을 흡수하기 때문에 따로 정혈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둘은 ‘혁신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일본에서 판매하는 흡수형 위생팬티는 레이스 무늬와 가랑이에 파고드는 종류였다. 평소 이 두 사람은 사각팬티를 즐겨 입었다. 그들의 눈에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그들은 ”선택권이 없으면 직접 만들자”라며 섬유업체 ‘고트’와 손잡고 정혈 흡수성 사각 속옷 개발에 나섰다. 

simonkr via Getty Images
자료사진

 

”유도 도복이 새하얗기 때문에 피가 새어 도복이 붉게 물들어 버리는 일이 일상이다” 선수가 말하는 현실 고민

이들은 가장 먼저 운동선수 554명으로 부터 정혈로 인한 고충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97%의 운동선수가 정혈로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고민은 ‘뭔가 걸린 듯한 불편함’ 81% 였다. 또 ‘위치가 자꾸 벗어난다’ 72%,  ‘새는 것‘이 59%, ‘냄새나는 것’ 29%, 그리고 ‘자꾸 떨어지는 것’을 7%의 선수가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30 명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한 선수는 ”경기 중에 정혈이 시작되고, 다리를 올리는 동작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한 축구 선수는 ”골키퍼인데, 땅에 미끄러지는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비가 와서 젖을 때 연습을 하면 정혈대가 엉망이 된다. 또 연습에서 돌아와 유니폼을 갈아입을 때, 집중하고 싶은데 정혈대를 바꾸러 가는 시간이 몹시 귀찮게 느껴진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상대팀 감독 앞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정혈대를 떨어뜨렸을 때는 몹시 부끄러웠다”고 말한 선수도 잇었다. 한 유도 선수는 ”유도 도복이 새하얗기 때문에 피가 새어 도복이 붉게 물들어 버리는 일이 일상이다”라고 말했다. 또 럭비 선수는 ”럭비 동작 중 내 엉덩이 바로 옆에 상대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혈 때는 냄새가 날까 봐 더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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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

 

선수의 격렬한 움직임에도 안전하고 성별 고정 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디자인의 제품

우치야마와 시모야마다는 선수들의 고민을 듣고 흡수형 사각팬티를 만들 때 두 가지를 고집했다. 첫 번째는 운동선수가 몸을 많이 움직여도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를 실현한다였다. ”선수는 일반인보다 훨씬 더 격렬하게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경기 중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어떤 환경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두 사람은 선수들이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내기  위해 ’입체 성형 니트’라는 신축성이 뛰어난 원단을 사용했다. 또 다양한 체형의 선수 모두 입을 수 있고 큰 움직임에도 적합하도록 디자인했다. 속 건조가 빠른 소재를 사용해 항균 방취 기능을 넣었다. 

그들은 고정 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었다. 시모야마다는 지금까지 팬티만이 아니고 정혈 용품을 선택할 때에도, 꽃무늬나 핑크 등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제품이 많은 게 너무 싫었다. 

″여성용 제품에도  성별 고정 관념이 있다. 정혈 용품도 꽃무늬와 밝은 색채 등 평소 전혀 입지 않는 디자인뿐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했다. 레이스 취향인 사람도 있고 존중하지만 난 더 폭넓은 선택지를 원한다.” 

″우리는 젠더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쿨하고 멋있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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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

 

운동선수를 위한 흡수형 사각팬티 ‘OPT’가 완성됐고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렇게 선수들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과 멋진 디자인을 고집하여 마침내 흡수형 사각팬티 ‘OPT’가 완성됐다. 사람마다 정혈 주기와 양도 다르다. OPT만 입어도 하루 문제없는 사람도 있고 양이 많은 날은 정혈대나 탐폰과 병행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우치야마는 가장 양이 많은 날에도 이 OPT로 충분하지만, 시모야마다는 양이 가장 많은 날에만 탐폰을 함께 착용한다. 이들은 운동선수들에게 제품을 미리 나눠주고 의견을 들었다. ”정혈 용품을 사러 가지 않아서 편하다”, ”너무 좋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왔다. 

 

운동선수도 정혈이 불편하고 고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OPT는 현재 크라우드 펀딩에서 선행 판매 중이다. 올여름부터는 일반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시모야마다와 우치야마는 많은 선수가 정혈로 고민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걸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통해 실감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당연한 일’로 인내를 강요 당했다. 두 사람은 운동선수도 정혈이 불편하고 고통이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혈 고민은 말을 하기 힘들고 부끄러울 수 있다. OPT를 통해 그런 고민에 도움을 주고 앞으로도 여성 선수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