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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 왜곡 보도를 사과했다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 ⓒASSOCIATED PRESS

일본 방송사 NHK가 미국 경찰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를 보도하며 흑인을 전형화한 캐릭터를 쓰는가 하면 시위의 본질을 왜곡하는 내용을 담아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NHK는 7일 ‘이걸로 알게 됐다! 세계의 지금’ 방송을 통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에 대해 전했다.

이날 제작진은 공식 트위터에 ‘항의 시위’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미국에서의 백인과 흑인의 싸움에 대해 내가 설명해 드리지’라는 글과 함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해설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애니메이션으로 흰색 민소매 셔츠를 입은 근육질의 흑인이 ”우리들 흑인과 백인의 빈부 격차가 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백인의 평균 자산이 흑인의 7배에 이른다는 통계 등을 근거로 시위의 원인은 경제적 문제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시위의 핵심인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라는 구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 왜곡 보도 논란을 일으킨 NHK 방송 일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 왜곡 보도 논란을 일으킨 NHK 방송 일부 ⓒNHK

이에 영상 속 흑인 표현 방식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부터 시위의 본질을 왜곡한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일본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는 NHK의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어이없어하는 흑인 남성의 모습을 함께 게재하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또 주일 미국 임시대사인 조셉 M. 영은 9일 트위터에 ”미국의 복잡한 인종 문제를 설명하려는 NHK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지만, 불행히도 이 동영상에는 필요한 배려와 관심이 부족했다”면서 시위의 풍자화가 모욕적이고 사려깊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같은날 NHK는 문제가 된 동영상을 삭제하고 사과 성명을 냈다. 방송국은 ”프로그램에서는 흑인 남성이 경찰관에 의해 진압돼 사망한 사건이 시위의 발단임을 소개한 뒤 이번 사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는 배경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및 관련 비판, 미국 사회의 (백인과 흑인의) 갈등 현황 등을 26분간 전해 드렸다”면서 ”애니메이션은 프로그램 속에서 미국 흑인들을 위한 어려운 상황을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격차 데이터나 지표를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시청자 여러분으로부터 이 애니메이션이 문제의 실태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았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게재를 취소했다”며 ”게재시 배려가 부족하여 불쾌했던 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재미 일본 언론인 츠야마 케이코는 허프포스트 일본판에 ”무서운 얼굴과 근육질 몸매로 일본 야쿠자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혀를 일부러 말아 발음하는 건 내 주위에서 본 적 없는 흑인의 모습”이라며 ”흑인들의 뒤에서 차가 불타는 등 폭동처럼 묘사하는 것도 차별적”이라고 했다.

또 ”이번 시위는 구조적으로 뿌리 깊은 흑인에 대한 차별과 유색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NHK가 언급한) 경제적 격차는 주요 테마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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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종차별 #시위 #조지 플로이드 #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