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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코 공주가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와 혼인신고를 마쳤다

두 사람은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결혼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코 공주. 2021.10.26
결혼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코 공주. 2021.10.26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저에게 (고무로) 게이는 둘도 없는 존재입니다. 결혼은 우리 마음을 소중하게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마코 공주(30)는 26일 오후 도쿄 한 호텔에서 남자친구인 고무로 게이(30)와 함께 결혼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임했다.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준비한 회견문을 힘주어 읽어갔다. 마코 공주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또 다른 형태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둘이서 힘을 합쳐 걸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코 공주와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 2021.10.26
마코 공주와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 2021.10.26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기자들과 질의 응답은 즉석에서 이뤄지지 않고 문서도 대체됐다. NHK 방송은 “기자들의 사전 질문에 잘못된 정보가 있어 마코 공주가 불안을 느꼈다”며 “의사와 상의해 문서로 대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마코 공주는 결혼을 둘러싼 문제로 인해 ‘복잡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아왔다.

마코 공주와 고무로는 이날 오전 대리인을 통해 혼인신고서를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했다. 공주가 결혼하면 왕족 자격이 박탈돼 이날 마코 공주는 ‘고무로 마코’라는 일반인 신분이 됐다. 마코 공주는 결혼 후 품위 유지를 위해 세금으로 충당되는 지원금(약 16억원)도 포기했다. 결혼식도 따로 열지 않는다. 일본 언론들은 결혼식도 지원금도 없는 공주의 결혼에 대해 “전후 왕실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게이와 마코. 2021.10.26
서로를 바라보는 게이와 마코. 2021.10.26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마코 공주의 결혼은 지난 4년 동안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동급생인 두 사람은 5년간의 교제를 거쳐 2017년 9월 약혼을 발표했다. 하지만 고무로 어머니의 금전 문제가 주간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여론이 순식간에 ‘결혼 반대’로 돌아섰다. 논란이 계속되며 결혼도 연기됐다.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이자 마코 공주의 부친인 후미히토는 2018년 11월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국민이 납득하고 기뻐할 상황이 안 되면 결혼식을 올리기 어렵다”고 언급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날, 마코 공주의 결혼식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2021.10.26
기자회견이 열리는 날, 마코 공주의 결혼식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2021.10.26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마코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다. 
마코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갖은 난관을 뚫고 결혼에 이르렀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가 9월 인터넷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93.3%가 “둘의 결혼을 축복할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근처 공원에서는 ‘결혼 반대 시위’가 열렸다.

마코 공주 부부는 당분간 도쿄 시부야 아파트에서 지내다 미국 뉴욕으로 갈 예정이다. 고무로는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8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의 로스쿨에서 공부했고, 지난 7월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렀다. 합격 여부는 12월에 나온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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