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주한 일본대사에게 강경하게 우려를 전달했다. 신임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후 환담자리에서 양국 현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전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페데리코 알베르또 꾸에요 까밀로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 대사,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 일본대사로부터 신임장(信任狀)을 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각 대사들과 기념촬영을 한 후 함께 인왕실로 이동해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아이보시 대사에게 ”이 말씀을 안 드릴 수 없다”라며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이러한 우려를 잘 알 것”이라며 ”본국에 잘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환담 발언으로서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통상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환담에서는 양국간 가교 역할을 당부하는 등 상견례의 성격이 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인식이 엄중함을 방증한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회의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를 포함,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오염수 관련 비롯해 중국·대만 등 인접국가들의 우려·항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 일본 정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이나 한국 따위에게 (원전 문제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각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가 포함된 오염수에 대해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고 말해 일본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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