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신비전‘이라는 게 있다. 2002년 국내에서도 큰 흥행을 거둔 전시회인데, 1995년 일본 도쿄에서 첫 전시가 시작돼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4천만명 이상이 관람한 ‘대박 난’ 전시회다.
독일의 군터 폰 하게스 박사가 기획했으며, 진짜 사람의 몸을 화학 처리해 표본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문득 의문이 든다. 표본으로 등장하는 이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출처가 불분명해 화제이자 논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이 전시회에는 ‘임산부와 태아’라는 표본까지 있다. 그리고 이 임산부가 20여년 전 중국에서 갑자기 사라진 유명 아나운서라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8일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에서는 해당 표본이 아나운서 장웨이제라는 의혹이 다뤄졌다.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장웨이제. 그를 어디선가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시간이 상당히 흘러 나오기 시작했는데, 다름 아닌 ‘인체의 신비전’에서다. 전시회를 보러 간 게 아니라, 전시물이라는 것.
1998년 중국 다롄시 시장인 보시라이와 내연의 관계였던 장웨이제는 임신 8개월이던 당시 갑자기 사라졌는데, 배후에 보시라이 부부가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보시라이는 유명 변호사인 부인 구카이라이가 정치적으로 필요했으며, 구카이라이가 인체 표본을 만드는 공장의 총 책임자였기 때문. 허가가 쉽지도 않았을 듯한 인체 표본 공장은 공교롭게도 보시라이가 시장으로 있던 중국 다롄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같은 소문에 하겐스 박스는 ”중국 여성이 맞으나 기증받은 것”이라고 해명함으로써 해당 표본이 중국 여성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외에 밝혀진 것은 전혀 없으며, 아직까지도 장웨이제에 대한 모든 영상과 자료는 사라져 마치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돼 버렸다.
해당 표본이 중국의 여성 범죄자일 가능성은 없는 걸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 형법 제49조가 만 18세 미만인 사람과 임신한 부녀는 최고형에 처하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상아: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