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2017년 초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세워 여권 핵심지지층인 친문으로부터 공격받은 일을 두고 ”당시 지지도도 좀 오르고 하다 보니 회까닥했다. 싸가지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8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차기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현재에 만족하기 때문에 더 큰 역할을 굳이 쫒아가지 않는다”면서도 ”맡겨주면 굳이 피하진 않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법원 무죄판결에 대해서는 ”생중계 방침을 밝혔을 때 ‘아 무죄 선고하려나 보다’라는 생각(일반적 수준에서 예측)이 들었다”고 했다.
또 자신은 겉보기와 달리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며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이겨내려는 용기를 가졌을 뿐(가지려고 노력)”이라고 말했다.
7월 16일 대법원 선고 앞부분 듣고 ‘아, 무죄구나’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공개된 시사 평론가 김용민씨의 유튜브 ‘김용민TV’ 프로그램 용터뷰’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옥죄었던 기나긴 법정투쟁 마침표를 찍은 지난 16일 대법원 선고 장면을 ”유튜브를 통해 봤다”고 했다.
이 지사는 무죄를 예상하거나 미리 들은 게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리 들은 건 없었고 상식적, 일반적인 예측으로 볼 때 (무죄일 것으로 판단했다)”며 ”생중계한다라는 말에 ‘아 무죄인 모양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즉 ”꽤 유력한 정치인을 국민들 보는 앞에서 참수할 리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불안한 건 사실이었고 대법원장이 (선고문) 앞부분을 읽었을 때야 ‘아 무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무죄선고를 받는 순간 기쁘기도 했지만 ”이 당연한 결과를 위해 이렇게 멀리, 험한 길을 돌아 왔구나 싶어 화도 났다”며 ”새벽까지 재판하는 등 시간을 버린 게 화났다”고 했다. 경기 도민을 위해 일할 시간을 그만큼 낭비했다는 것.
그는 소수의견에 대해선 ”종교재판 냄새가 났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선고문을 들을 땐) 편안했지만 소수의견 듣는 순간 ‘아 진짜 죽을 수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며 뒤늦게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1심 재판, 죽을 힘 다해 준비…영혼 바쳤던 대입보다 더 노력
이 지사는 살아 오면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순간이 1981년 대학입시 시절이었다고 했다. ”돈이 없었기에 반드시 장학금을 받아야 해 정말 영혼을 바쳐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만든 사건이 자신의 재판, 특히 1심이었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 지사는 ”만약 진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기에 절대 질 수 없었다”며 ”사건을 잘 아는 내가 설명을 해 줘야 하니까 죽을 힘을 다해 재판준비를 했다”고 털어 놓았다.
“3년 전 싸가지 없었다…문 정권 성공해야 나도 기회 있어”
이 지사는 2017년 초 당내 경선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 것과 관련 ”초기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소리, 서울시장 내락설 등이 나와 원칙적으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격한다고 공격되는 건 아닌데 공격해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격할 때보다 완화됐다고 생각했는데 그조차 불필요한 것이었다”며 ”제 입으로 안해도 되는데 (무리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시 행동에 대해 이 지사는 ”지지율이 좀 올라가니까 마치 필로폰을 맞은 것처럼 회까닥했다”며 ”(한마디로) 싸가지가 없었다”고 했다. 그 일로 ”맞아야 정신을 차리고 먹어봐야 맛을 안다고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고 그래야 나도 활동할 공간이 생긴다”며 ”더 큰 역할을 굳이 쫓아가지 않겠지만 맡겨주면 굳이 피하진 않는다”며 승부사다우면서도 솔직한 면모를 과시했다.
심리검사 결과 소심,내성적…”투쟁적이고 강한 사람 아냐”
이 지사는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로 2002년 민주당 소속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들었다.
당시 성남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 중인 이 지사가 이 파크뷰 사건을 파헤지자 민주당 등 당시 야권에서 ‘한나라당 도와줄 일 있나‘, ‘하지 말자’고 만류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지사는 ”진영 전체 이익을 위해 부분적, 지역적 정의를 포기해야 하나, 그럴 수 없다”며 물고 늘어졌다.
이 일로 ”모두가 손가락질해 너무 괴로웠다”라는 이 지사는 ”(그 일이 있은 뒤)심리검사를 받았는데 ‘소심, 내성적‘으로 나오자 담당 의사가 ‘내면이 이런데 어떻게 견뎠나’며 나를 붙잡고 울었다”고 고백했다.
이 지사는 ”심리검사가 말해주듯 나는 따뜻하며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며 ”다만 이겨내려는 용기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은 외부에서 보듯 투사나 강한 사람이 결코 아니며, 근본바탕은 약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