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3월 19일 16시 30분 KST

보이지 않는 죽음 :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검사도 못 받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하고 숨진 탓에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은 죽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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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사들이 관을 운반하고 있다. 베르가모, 이탈리아. 2020년 3월16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통계로 집계되지 않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택이나 요양병원 등에서 사망했지만 진단검사를 받지 못한 탓에 공식적으로는 코로나19 사망자 집계에서 빠진 사람들이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집계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 보도를 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도시 베르가모에서는 3월 첫 2주 동안 164명이 사망했다. 이 중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로 통계에 기록된 건 31명 뿐이다. 1년 전 이 지역에서 같은 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은 56명이었다.

″사망했지만 검체 채취 없이 자택이나 요양원에서 사망해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은 사람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조르조 고리 베르가모 시장이 말했다.

북부 크레모나에서 460 병상 규모의 요양원을 운영하는 ‘크레모나 솔리달레’의 에밀리오 탄치씨는 3월2일경부터 ”이례적인” 사망자 증가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주 어느 날에는 18명이 호흡 곤란 증세를 겪은 뒤 사망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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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선별진료소. 토리노, 이탈리아. 2020년 3월17일.

 

그러나 이같은 사망자들 중 코로나19와 연관된 사망자 규모를 정확히 집계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검체 체취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사망자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발열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분명 늘어났다.”

그는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었다면 이 환자들을 제대로 격리하고 확산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역 요양원들의 연합회 ‘ARSAC’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발테르 몬티니씨는 ”사망자가 늘어난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크레모나의 지역신문만 봐도 알 수 있다. 보통은 부고란이 한 면이지만, 오늘은 5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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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임시로 마련된 병상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브레시아, 이탈리아. 2020년 3월13일.

 

환자들이 폭증하면서 의료 기관들은 호흡기 증상이 심한 환자들을 위주로 입원 치료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상태다. 의료진이 배치된 요양치료소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환자 40명 중 38명이 고열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아픈 사람은 시설 내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려고 했지만 우리 시설에 있는 40명 중 병원으로 보낸 건 2명 밖에 안 된다.”

로이터는 몰려드는 코로나19 환자들로 이탈리아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한계 수준까지 내몰리고 매일 수백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인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부검이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전했다.

18일(현지시각) 저녁을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무려 475명 늘어난 297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