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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던 시위대 100여명이 숨졌다 (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가 자체 집계한 결과를 발표했다.

  • 허완
  • 입력 2019.11.20 18:18
  • 수정 2019.11.20 18:21
People protest against increased gas price, on a highway in Tehran, Iran November 16, 2019. Nazanin Tabatabaee/WANA (West Asia News Agency)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People protest against increased gas price, on a highway in Tehran, Iran November 16, 2019. Nazanin Tabatabaee/WANA (West Asia News Agency)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Wana News Agency / Reuters

두바이 (로이터) - 이란 시민들이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면서 지난주부터 시위에 나선 가운데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21개 도시에서 100명 넘는 시위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앰네스티는 저격수들이 건물 옥상에서 시위대 군중을 향해 총을 쐈고, 헬리콥터에서 사격을 한 사례도 한 건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유류값을 최소 50% 인상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인 지난주 금요일(15일)부터 시작됐다.

이란 정부 당국자는 인민수비대가 해산하지 않으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다음날인 19일에는 시위가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신뢰할 만한 목격자들과 확인된 영상들, 인권운동 활동가들의 정보 등에 따르면 21개 도시에서 최소 106명의 시위자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리는 실제 사망자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본다. 일부 보도에는 최대 200명이 숨졌을 수 있다고 한다.” 앰네스티가 밝혔다.

앰네스티는 ” 대체로 평화로운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이란 경비 당국이 과도하고 치명적인 물리력을 동원해 불법적인 살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참혹한 패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이란 정보 당국과 경비 당국이 사망자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돌려주지 않았고, 독립적인 부검 없이 시신들을 서둘러 매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People stop their cars on a highway to protest against increased gas price in Tehran, Iran November 16, 2019. Nazanin Tabatabaee/WANA (West Asia News Agency)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People stop their cars on a highway to protest against increased gas price in Tehran, Iran November 16, 2019. Nazanin Tabatabaee/WANA (West Asia News Agency)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Wana News Agency / Reuters

 

이란 사법 당국의 대변인 그홀람호세인 에스마일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질서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대 측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들을 보면, 18일 밤에도 몇몇 도시에서 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경찰 병력이 거리에 대거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이미지들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당국은 1000여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치안부대와 경찰 대원들도 시위에서 목숨을 잃었다. 준관영 뉴스통신사 ISNA는 세 명의 대원이 테헤란 근처에서 칼에 찔려 숨졌다고 18일 보도했다.

수백명의 이란 청년들과 노동자들은 삶의 질 저하, 만연한 부패, 빈부격차 확대에 분노를 표출해왔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사진을 불태우는가 하면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임을 외쳤다. 진압 대원들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모습도 담겼다.

관영 방송은 시위 진압 도중 숨진 대원들의 장례식이 열릴 것이라며 수많은 이란 시민들이 소요 사태를 규탄하며 몇 개 도시에서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10여명이 숨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엔은 경비 당국의 실탄 사용에 우려를 표하며 시위대 해산을 위한 물리력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이건 분명 매우 위중하고 급박한 상황이며, 전국에 퍼져있다.” 유엔 인권사무소의 루퍼트 콜빌 대변인이 말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일요일(17일) 이같은 혼란은 미국을 비롯한 적국들의 탓으로 돌렸고, 시위대를 ”폭력배들”로 깎아내렸다.

18일 인민수비대는 시위가 계속된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인민수비대 및 이와 연계된 바시즈 민병대는 2017년 말 소요사태를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최소 22명이 숨졌다.

미국이 핵과 안보상의 양보를 요구하며 압박을 높이기 시작한 이래로 이란에서는 급격한 통화가치 절하와 빵, 쌀, 그밖의 생필품 가격 인상에 따른 불만이 고조되어 왔다.

이란 정부는 유류값 인상은 연간 약 25억5000만달러를 마련해 저소득층 1800만명을 추가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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