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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이 베트남인 아내 실종 신고를 하자 경찰은 다짜고짜 범죄를 의심했다

남편이 아무리 솔직하게 말해도 경찰은 계속해서 "솔직하게 말하라"며 의심했다.

편견에 힘들어하는 국제결혼 커플.
편견에 힘들어하는 국제결혼 커플. ⓒKBS Joy

사랑이 국경을 초월한 지는 꽤 됐지만 편견은 여전히 국경의 벽을 넘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 5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주변의 편견 때문이 고민하는 국제결혼 커플이 출연했다. 주인공은 39살 정동우씨와 25살 마티늉씨다. 동우씨는 지난 2017년 첫 해외여행으로 베트남으로 떠났다. 이후 베트남의 매력에 홀딱 반해버린 동우씨는 베트남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하노이에 살고 있던 마티늉씨와는 그때 SNS로 만났다.

하노이로 두 번째 베트남 여행을 간 동우씨가 마티늉씨에게 연락을 하면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직접 만났다.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통했던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베트남어를 배웠던 동우씨와 달리 한국말을 전혀 할지 몰랐던 마티늉씨는 두려움이 컸지만 동우씨에 대한 믿음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

문제는 한국에 정착한 뒤 벌어졌다. 한국인 남편과 베트남인 아내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편견 때문이었다. 국제결혼이 낯선 일이 아니게 된 요즘에도 농촌 등에서는 ‘매매혼’에 가까운 국제결혼 중개업이 성행한다. 대개 힌국의 중년 남성이 동남아의 어린 여성을 아내로 맞는 식이다. 이렇게 만난 국제결혼 커플은 왕왕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실종 신고를 한 남편에 대해 범죄를 의심했던 경찰.
실종 신고를 한 남편에 대해 범죄를 의심했던 경찰. ⓒKBS Joy

일부 잘못된 국제결혼 관행 탓에 연애 결혼한 동우씨와 마티늉씨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일이 있었다. 마티늉씨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낯선 타국에서 적응이 힘들었던 그가 서울 한복판에서 돌연 사라지는 일이 있었는데, 아내를 찾기 위해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 동우씨는 ”솔직히 말하라”는 경찰의 질책을 계속 들어야 했다. 경찰이 다짜고짜 범죄를 의심한 탓이었다.

두 사람의 연애 스토리를 모두 알고 있는 지인들 또한 편견에 사로잡혀 무례한 말을 하기도 했다. 한 번은 친한 친구가 동우씨에게 ”동남아 국제결혼 하면 처가에 한 달에 한 번 돈을 보내준다는데 너도 그러냐”라고 묻는 일이 있었다. 이에 분노한 이수근은 ”앞으로 그렇게 물으면 ‘베트남에 계신 장모님, 장인어른한테 용돈 좀 보내주면 안 되냐’라고 당당하게 말해라”라고 조언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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